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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변형 작물 잇따라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유전자 변형(GM) 기술을 이용해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쌀이 머지않아 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GMO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띨 것 같다.

스위스연방공과대학의 잉고 포트리쿠스 박사팀은 최근 런던에서 열린 농업학술대회에서 비타민A와 철분을 강화한 GM 벼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보통 벼에는 비타민A가 없으며 철분은 극소량만 함유돼 있다. 이 때문에 벼를 주식으로 삼는 사회에서는 야맹증(비타민A 결핍) 과 여성들의 빈혈(철분 부족) 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포트리쿠스 박사는 ´황금벼´ 로 명명한 일부 GM벼 씨앗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농업연구소에 무상으로 주고 있다. 이중 일부 농업연구소는 토착종과 황금벼를 교배시켜 생육조건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도 황금벼를 계속 개량중" 이라며 "2~3년안에 농민들에게 새 볍씨가 보급될 것" 이라고 말했다.

황금벼는 기존의 GMO와는 달리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 등 께름칙한 느낌의 유전자가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손댔다는 점은 다를 게 없어 질병 예방 성분에도 불구하고 논란을 불러올 것 같다.

미국 알라바마 투스키지대학의 프라카쉬박사팀도 최근 필수 아미노산이 듬뿍든 GM 고구마를 개발했다. 고구마는 일부 아프리카 주민들의 주식이지만 인체에 긴요한 아미노산이 부족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는 점이 문제였다.

연구팀은 GM 고구마의 단백질 함량이 기존 고구마에 비해 3~5배까지 늘어났다며 훨씬 달고 섬유질도 많아 영양 만점이라고 밝혔다. 필수아미노산 등이 풍부한 까닭에 이 고구마를 햄스터에 먹인 결과 보통 햄스터보다 훨씬 성장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팀은 "동물실험 결과 GM 벼나 GM 고구마 모두 아무런 무작용이 없었다" 며 질병예방과 영양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유용 물질이 함유된 농산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농림부 산하 농업과학기술원은 혈압을 낮춰주는 토마토와 노화억제물질인 ´오메가3 지방산´ 이 강화된 들깨를 개발중이다.

토마토의 경우 지난해 모유중 단백질이 분해될 때 생기는 특수 성분(ACEI) 을 토마토에 집어넣은 것으로 현재 형질전환체를 만드는데 성공한 상태. 이 형질전환체가 완전한 GM 토마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4~5년의 연구가 더 필요한 상태다. 들깨도 비슷한 사정으로 식탁에 오르리까지는 한 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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