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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역귀국 행렬…43개국서 6000여명 한국 도착

중앙일보

입력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각 지자체 관계자들로부터 지역별 버스 탑승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각 지자체 관계자들로부터 지역별 버스 탑승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세가 국내보다 해외에서 심각해지면서 역귀국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개별 입국 제외, 직·간접 정부 지원 귀국 인원 #항공편 모자라 천신만고 끝 귀국한 사례도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에서 여행객, 교민들의 귀국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는 지금까지 총 43개국에서 6619명(5일 기준)이 귀국하도록 도와드렸다”고 밝혔다.

해외 교민이 개별 입국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정부의 직·간접적인 귀국 지원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 인원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항공편이 여의치 않아 정부가 전세기를 투입해 직접 데려오거나, 교민 등이 임시 항공편을 통해 귀국하는 케이스가 계속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헝가리, 우간다, 앙골라, 나미비아 등지에서 귀국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교민의 귀국은 우선 현지 한인회가 수요를 파악해 국적기나 외국 항공사와 접촉해 귀국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행 항공편을 구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전세기를 투입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 전세기가 투입된 경우는 중국 우한, 일본 크루즈선, 이란, 이탈리아 정도다.

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코이카 연수센터에서 2주간의 격리 생활을 마친 이란 재외국민들이 퇴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코이카 연수센터에서 2주간의 격리 생활을 마친 이란 재외국민들이 퇴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 유럽 등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국가는 100명 이상을 모아 귀국 항공편을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아프리카 소국 같은 곳은 항공편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말 그대로 천신만고 끝에 귀국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아프리카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현지 교민 26명도 이 숫자만으론 전세기 운항이 어려워 귀국을 포기할 뻔했다. 하지만 같은 처지에 놓인 미국, 일본, 호주 등 각국 공관이 의기투합해 민간 전세기를 공동 임대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31일 마다가스카르에서 출발한 비행기엔 한국 교민과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호주, 노르웨이 등 총 97명이 탑승했다. 이들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공항으로 간 뒤 그곳에서 각국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카메룬도 마다가스카르의 사례를 본 뒤 일본 공관과 ‘국제 공조’로 민간 항공기를 임차해 한국·일본 교민 60여 명이 함께 귀국했다. 이집트에선 영국 공관이 자국민을 실어나르기 위해 비행기를 섭외하자, 한국 공관이 현지 교민 수송을 의뢰했다.

지난달 31일 오후(현지시간) 아프리카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피해 고국으로 돌아가는 현지 교민 26명이 전세기 탑승에 앞서 체크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오후(현지시간) 아프리카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피해 고국으로 돌아가는 현지 교민 26명이 전세기 탑승에 앞서 체크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에 따르면 남극 크루즈 여행을 갔다가 갑자기 하선 국가(우루과이)의 코로나 비상사태 선포로 발이 묶인 여행객이 최장거리 귀국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르헨티나 주재 호주대사관이 자국민을 귀국시키는 비행기가 있어 영사 조력이 이뤄졌다”며 “몬테비데오(우루과이)-산티아고(칠레)-시드니(호주)를 거쳐 서울에 도착하는데 4개 국가에서 도와준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 기업인들이 사업차 입국하거나 한국 방역물품을 싣고가는 비행기 편에 현지 교민을 데려오는 형태도 최근의 특징”이라며 “헝가리와 미얀마가 그 사례”라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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