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2분기가 더 두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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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르면 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두 회사 실적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전망은 밝지 않다. 증권사들은 삼성·LG전자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내일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삼성 전망치 한달 전보다 떨어져 #증권가, LG 매출도 소폭 낮춰 잡아 #3월부터 미·유럽 코로나 피해 확산 #2분기 이후 매출·영업익 크게 줄듯

삼성전자 2020년 1분기 실적

삼성전자 2020년 1분기 실적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지난 3일 기준)한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평균 55조4930억원, 영업이익은 6조1232억원이었다. 매출은 ‘어닝 쇼크’(깜짝 실적악화)를 보였던 지난해 1분기(52조3855억원)보다 3조원 이상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6조2332억원)보다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사들이 한 달 전 제시한 수치와 비교하면 매출은 2%, 영업이익은 7.3% 줄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스마트폰·TV 등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2분기까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서버용 반도체와 스마트폰·PC의 대중국 수출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LG전자에 대해선 증권사들이 전망(지난 3일 기준)한 1분기 매출은 평균 15조5393억원, 영업이익은 8557억원이었다. 이런 전망이 맞는다면 LG전자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4조9150억원)보다 4.1%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4.9% 감소한다. 증권사들이 한 달 전 제시한 수치와 비교하면 매출은 0.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8% 증가했다.

LG전자 2020년 1분기 실적

LG전자 2020년 1분기 실적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전 부문은 선전했지만 스마트폰과 자동차 전장부품 부문에서 영업적자가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원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들어 본격적인 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었을 것”이라며 “1분기 실적 발표가 증권사 전망치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2분기 이후 실적이 1분기보다 나빠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삼성·LG전자의 주요 매출처인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중순 이후 삼성전자를 분석한 증권사 보고서 중 16개는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하향 조정했다. 예상 EPS를 상향 조정한 보고서는 하나도 없었다.

삼성·LG전자의 연간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은 평균 245조6206억원, 영업이익은 36조8245억원이다. 증권사들이 석 달 전 제시한 수치와 비교하면 매출은 4%, 영업이익은 3.9% 줄었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LG전자의 올해 매출은 64조7225억원, 영업이익은 2조6146억원이다. 석 달 전 수치에 비해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10.2% 감소했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2분기 IM(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 CE(가전) 부문은 70%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중순 이후 선진국 시장에서 코로나19 영향이 심화했다. (삼성전자 인도공장 등) 해외 휴대전화 생산량이 위축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는 “1분기 정보기술(IT) 수요 부진은 중국에 한정됐고 LG전자의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은 5% 미만이어서 타격이 크지 않았다”며 “3월 말부터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IT 수요 감소가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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