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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미밥·배추 된장국 '우러나는 가을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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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는 10월. 산야엔 국화.코스모스가 만발하고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자연과 벗 삼기에 좋은 달이다. 제비가 강남으로 떠난다는 중양절(4일), 찬 서리가 맺힌다는 한로(9일),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24일)이 든 달이기도 하다.

날씨가 좋아 활동량이 많아지는 이달엔 체력을 보충하고 가을 느낌을 살리는 식단을 차려 보자. 흑미밥과 솎음배추 된장국을 기본으로 보쌈김치.갈비찜.더덕무침을 함께 올리면 어떨까? 후식으론 단감과 사과가 제격이다.

검은색 식품은 최근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격인 검정 쌀은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을 막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검은 색소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는 것. 검정 쌀엔 암을 예방한다는 셀레늄도 들어 있다.

된장은 자체만으로도 맛과 영양이 손색없지만 육류.해산물.채소 등 부재료를 넣고 함께 끓이면 단백질.미네랄.비타민 등 영양과 맛이 더 풍부해진다. 된장국은 건더기를 푸짐하게 넣고 보통 불에서 오래 끓여야 맛이 난다. 솎음배추 된장국을 끓일 때는 부드러우며 시들지 않은 솎음배추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쇠고기는 등심을 넣어야 더 맛있다.

더덕은 사삼(沙蔘).백삼이라 불릴 만큼 약효가 뛰어나다. 인삼에 든 사포닌도 들어 있다. 특히 가을에 먹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 더덕은 치열.거담.폐열 제거에 쓴다. 껍질을 벗기고 잘게 가른 더덕을 양념장(고추장.물엿.다진 마늘.파 등)에 버무리고 볶은 깨를 뿌리면 더덕무침이 완성된다.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려 편 뒤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운 더덕구이도 훌륭한 음식이다.

보쌈 김치는 절인 배추 줄기를 길이 4㎝ 정도로 잘라 넓은 잎에 가지런히 세워놓고 사이사이에 소를 박아 싼 뒤 익힌 개성의 향토음식이다.

길이가 길고 허리가 잘룩하면서 잎이 넓은 배추가 적합하다. 소로 쓰이는 배 .밤 .파 .마늘 .고추 .생강.표고버섯은 채를 쳐 넣는다. 대추.마른 북어는 물에 불린 뒤 씨와 뼈를 빼고 납작하게 썰고 낙지는 적당한 길이로 썰어 소로 쓴다. 이어 소금물이나 젓국을 부어 간을 하고 익힌다.

성장 단계별 음식=어린이에겐 달걀 채소말이를 권장한다. 이 음식은 아이들이 대체로 싫어하는 채소를 먹게 하는 데 그만이다. 또 달걀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가치가 높다.

청소년에겐 닭강정을 추천한다. 닭고기는 쇠고기 다음으로 단백질 함량이 높다.또 지방은 적어 맛이 담백하며 소화.흡수가 잘 된다.

닭강정에 쓰는 닭은 너무 늙지 않고 신선한 것을 고른다. 먼저 기름을 떼어내고 굵은 뼈를 발라낸 뒤 먹기 좋게 토막내 소금.후춧가루.생강즙으로 밑간해 재운다. 닭살에 간이 고루 배면 녹말가루를 골고루 묻힌 뒤 1백80도의 기름에서 노릇하게 튀겨낸다. 이어 냄비에 양념장 재료와 물 2큰술을 넣고 끓인다.

양념장이 걸쭉해지면 튀긴 닭고기를 넣고 윤기나게 졸이면서 중간중간 양념장을 끼얹어 간이 속까지 배게 한다. 반상에 올릴 때는 닭강정을 접시에 담아 그 위에 통깨나 잣을 뿌리고 양배추 샐러드를 곁들인다.

성인에겐 연어구이를 추천한다.연어엔 칼시토닌이 많이 들어 있다. 이는 혈중 칼슘 농도가 정상치보다 높을 때 그 양을 낮춰 체내 칼슘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노인들에겐 두부 전골을 권한다.이 음식은 두부와 여러 채소를 먹을 수 있는 데다 부드러운 국물맛이 일품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도움말=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혜련 박사,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 이경신 박사,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이애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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