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위해 서울 광진을에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의 발길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구의동 자양사거리를 찾아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민정 후보를 지원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11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오전 7시 20분쯤 모습을 드러낸 임 전 실장은 “이번 선거가 정말 중요한데, 가장 마음이 가는 곳이 광진을이었다”고 했다. 광진을은 임 전 실장 차출도 거론되던 곳이었다. 그는 “선거운동을 한다는 게 너무 조심스럽고 송구스럽기까지 한 시기지만, 힘을 합해 위기극복을 할지 아니면 갈등과 소모적 경쟁에 빠져들지 너무나 중요한 국면이라 선거를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이번 선거의 가장 상징적인 곳에 새 정치의 뼈를 묻겠다고 온 고민정 후보를 선택해주길 간곡하게 호소드리러 왔다”고 했다.
고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서는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임 전 실장은 “오 후보도 필요한 좋은 재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왠지 제게는 곧 광진을 떠날 사람으로 보인다. 이미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오 후보를 가리켜 “콩밭정치, 과객(科客)정치”라고 했다. 이에 고 후보는 “임종석 선배가 처음 광진으로 와 줬고, 그 이후의 행보에서도 많은 힘을 모아서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국민에 대한 보답”이라고 화답했다.
임 전 실장은 3일 오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윤영찬(성남중원)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고, 다음 주엔 광주·전남·충청 등을 순회하며 민주당 후보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임 전 실장의 한 측근은 “인연이 있거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곳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꼭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가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이날 오전 10시 고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았다. 민주연구원은 선거운동 기간 개별 후보의 공약을 공동 실천한다는 내용의 협약식을 갖는다. 광진을은 ▶구의역 일대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 허브 구축 ▶1인 가구를 위한 생활공유 플랫폼 지원 ▶교육·보육 복합클러스터 조성 등이다.
양 원장은 협약식 후 기자들과 만나 “고 후보가 갖는 상징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얼마만큼의 표차로 이기는 지가 우리 당 승리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아닐까 한다”며 “문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최선을 다했던 분들, 민주당의 책임 있는 지도부 모두가 고 후보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한편, 임 전 실장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것과 관련해선 “당에서 책임 있는 자리를 맡고 있지 않아 그 얘기를 하는 게 온당치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양 원장은 “매우 안타깝다”며 “무엇이 노무현 정신이고, 문재인 정신이고, 민주당 정신인지를 깊이 살펴보고 그런 선택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하준호·정희윤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