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n번방 호기심 회원, 처벌 달라야" 발언 후 서둘러 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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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일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일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1일 “지금 우리끼리 서로 손가락질하며 적대시하고 나라 곳간을 거덜 내면서 빚잔치를 벌일 때가 아니다”라며 “국민 여러분의 선택이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냉철하게 지난 3년을 돌아봐야 한다”며 “경제가 끝없이 추락해 민생이 도탄에 빠졌고 안보는 무너지고 외교는 철저히 고립됐다. 권력의 안위만 좇는 정권이 자유민주주의의 근간도 허물어뜨렸다. 친문세력의 위선과 내로남불에 공정과 정의의 가치는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충분하게 주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국민 70%를 대상으로 하는 정부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는 “이번 정부 이후 예산이 급속도로 늘어났는데 그중에서는 시급하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다”며 “이런 것들만 잘 정리해도 100조를 만들 수 있다. 국민 세 부담을 늘리지 않는 방안을 먼저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선 목표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충분한 의석수인 과반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많은 실정을 국민께서 똑똑히 보고 계시다. (여론조사에서 열세로 나오지만) 숨어 있는 표가 투표 현장으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종로에서 패배할 경후 추후 계획에 대해서는 “어떤 자리를 갖기 위해서 당에 들어온 것이 아니다”라며“어제도 평화 시장에 갔지만, 상인분들이 이구동성 3일째 개시를 못 했다고 한다. 이렇게 경제를 망가뜨린 정권을 심판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질의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현안은 ‘n번방’이었다. 황 대표는 n번방 사건을 “단순음란물 유포가 아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끔찍하고 극악무도한 성범죄”로 규정하고 “미래통합당은 여성 성범죄와 아동 성범죄를 어떤 범죄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벌 수위와 관련해서는 “호기심 등에 의해 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보니 적절하지 않아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서는 (처벌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n번방에 대한 처벌 자체는 대표는 구속했지만, 관련자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면서도 “오래, 구체적으로 (n번방에) 들락날락한 사람에 대해서는 처벌이 필요하다. 개개인의 가입자 중에서 범죄를 용인하고 (방에) 남아있었거나 활동에 참여한 사람은 처벌 대상”이라고 했다.

이날 황 대표의 발언을 두고 사안의 심각성을 간과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텔레그램 n번방에 참여하려면 운영진에게 70~15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송금해야 하는 등 적극적 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 호기심’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그러자 황 대표는 오후 입장문을 내고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n번방 사건의 관련자 전원은 일반적 잣대에도 해당할 수 없다. 무관용 원칙이 철저히 적용돼야 한다”고 해명했다.

비례 정당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황 대표는 통합당이 처음 비례 정당을 만들기 시작한 것에 대해 대표로서 책임감을 느끼냐는 질문에 “(여당이) 선거의 룰을 정함에 있어서 철저하게 제1야당을 배제했다. 불법과 탈법 때문에 만들어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응할 방법은 현명한 다른 묘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례정당에 대해서 그렇게 비판하던 여당이 지금은 또 새로운 비례정당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유승민 의원에 대해선 "자유 우파의 소중한 자원"이라며 "연락 과정에 약간의 차질이 등에 관한 부분은 쉽게,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황 대표는 “통합 직후 유 대표에게 제가 몇 번 전화했다. 아마 엊그제도 전화했던 것 같다”며 “그런데 유 대표께서 전국 현장을 다니고 해서인지 잘 연결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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