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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노인´이 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중년기 이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혈압.관상동맥질환.퇴행성 관절염.골다공증 등의 질병이 최근 젊은층에서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름지고 칼로리 많은 서구식 식습관과 자동차.엘리베이터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데 따른 신체적 활동량 감소, 스트레스 급증 등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젊은이들에게서 성인병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말하자면 노화가 앞당겨진 셈.

국제노화학회 박상철(朴相哲.서울대의대 생화학교수)회장은 "일상생활에서 적절한 영양.운동.스트레스가 깨질 땐 노화가 촉진된다" 고 들려준다.

대표적으로 식습관과 관련돼 젊은층에 흔해진 병은 당뇨.고혈압.심혈관 질환 등.

성균관대의대 내분비내과 이문규(李文圭)교수는 "영양과다와 동물성지방이 많이 함유된 식사로 비만이 늘면서 젊은층에서도 각종 성인병들이 발생한다" 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 고도비만인 어린이들의 경우엔 사춘기때 이미 이런 성인병들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

李교수는 "조기 성인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선 소식(小食).정상체중 유지 및 운동을 생활화 하는 외에 약이나 음식 등의 다른 왕도(王道)는 없다" 고 강조한다.

즉 식사는 배가 부를 때까지 먹진 말고 동물성기름은 가급적 적게 섭취하면서 운동은 적어도 하루걸러 한 번씩 30분 이상 하라는 것.

운동부족도 노인병을 앞당기는 주요 요인. 대표적인 병이 관절질환이다. 운동이 부족하면 관절주위 근육의 힘이 떨어지는데다 관절에 물리적인 스트레스가 거의 가해지지 않아 관절이 약해지기 때문.

실제로 개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묶어둔 다리의 무릎관절은 풀어둔 다리의 무릎관절에 비해 연골이 흐물흐물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의대 류마치스내과 유대현(劉大鉉)교수는 "최근 운동이 부족한 젊은 여성들이 무릎관절 주위의 근육 힘이 떨어져 관절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퇴행성 관절염이 앞당겨 발생하게 된다" 고 들려준다.

운동부족은 노인병인 골다공증도 앞당긴다. 정상적인 운동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주인의 경우 골 밀도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선 우주체류시간보다 2~3배의 기간이 필요하다.

최근 레저가 생활화되면서 지나치게 과격한 운동을 한 젊은 남성들 사이에선 외상에 의한 관절염도 종종 발생한다.

실제로 관절주위 무릎 인대만 손상돼도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劉교수는 "운동 전 스트레치 등 충분한 사전 준비운동을 해야 함은 물론 테니스.스쿼시.스키 등은 관절에 부담이 많이 가는 운동은 본인의 운동능력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한다" 고 말했다.

평상시 하루 30분 정도의 산책 등 걷기운동은 퇴행성관절염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

현대사회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진 것도 젊은층에 성인병이 발생하는 요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카테콜라민.코티졸.혈중 지질(脂質) 등이 증가하기 때문.

서울대의대 정신과 강웅구(姜雄九)교수는 "이들 물질이 많아지면 혈압을 높이고 혈관벽에 나쁜 영향을 미쳐 성인심장병.뇌졸중을 심혈관질환을 촉진한다" 고 지적했다. 스트레스 예방을 위해선 규칙적인 운동과 단전호흡이 도움이 된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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