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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장 5200곳 코로나 '셧다운' 위험…기업 실적도 올해 수출도 타격 불가피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수출의 첨병 역할을 하는 국내 기업의 해외 공장이 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0) 여파로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까지 잇따라 셧다운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중국과 미국·유럽으로 번진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 리스크’는 이제 중남미와 서남아·동남아 등까지 확산하고 있다. 해당 기업의 실적은 물론 우리 수출도 직격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셧다운 리스크' 노출된 해외 공장 5243곳 

30일 본지가 코트라(KOTRA)가 발간한 ‘2018~2019 해외진출 한국기업 디렉토리’를 분석한 결과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판매·서비스 법인과 지점·연락사무소 등은 1만2589곳에 달했다. 생산·판매·서비스법인 등 해외 진출 형태가 표기되지 않은 1308곳은 제외한 수치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해외 공장 최대 거점은 동남아·중국     

해외법인 중 공장을 가동하는 생산법인이 5243곳(41.6%)으로 가장 많다. 이중  2344곳(생산법인의 44.7%)이 동남아에 몰려있다. 그 다음은 동북아(1929곳, 36.8%), 서남아(303곳, 5.8%), 중남미(205곳, 3.9%), 유럽(181곳, 3.5%), 북미(131곳, 2.5%) 순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920곳(37.8%)으로 가장 많다. 다음은 베트남 1485곳(29.2%)이다. 국내기업의 해외 생산법인 10곳 중 7곳이 중국·베트남에 있는 셈이다. 다음은 인도네시아(279곳, 5.5%), 태국(172곳, 3.4%), 캄보디아(141곳, 2.8%), 인도(138곳, 2.7% ), 미국(125곳, 2.5%), 방글라데시(120곳, 2.4%), 말레이시아(114곳, 2.2%) 등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재가동 시작한 중국은 필수 인력 출장 어려워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해외법인 대부분이 '셧다운'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가장 먼저 중국에서 춘절을 포함해 2~3주간 공장이 폐쇄됐다. 이후 삼성전자 쑤저우·톈진 공장, LG전자 톈진·항저우·광저우 공장 등은 지난 2월 중순부터 부분적인 재가동에 들어갔다.

중국 공신부는 30일 “이달 28일 기준 전국 공업기업 평균 조업 재개율이 98.6%, 직원들의 현장 복귀율은 89.9%”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로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국내 인력의 출장이 막혀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유럽의 가전·자동차 공장 대부분 셧다운  

30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각각 13만명과 40만명에 근접한 미국과 유럽 상황은 갈수록 꼬이고 있다. 유럽에는 폴란드(70곳), 슬로바키아(55곳), 체코(25곳) 등 181곳에 국내 기업의 공장이 있다. 미국엔 125곳이다.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헝가리·폴란드에 있는 TV·가전 공장 문을 닫았다. LG전자는 폴란드 TV 공장과 미국 세탁기 공장 등의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 감축 중이다.

현대자동차의 미국·체코 공장과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공장도 ‘셧다운’ 상태다. 현대차는 또 3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터키 공장을 잠정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12일까지 브라질 캄피나스·마나우스 공장 문을 닫았다. LG전자는 러시아 루자 공장과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LG전자의 베트남 현지법인 전경. [중앙포토]

LG전자의 베트남 현지법인 전경. [중앙포토]

기업 실적 악화·수출 악영향 불가피   

동남아 사정도 악화하고 있다. 최근까지 동남아의 셧다운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3월 하순 들어 인도네시아와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 특히 우리 공장이 많은 베트남이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하면서 삼성과 LG 디스플레이의 일부 인력은 입국했지만 중소기업 인력의 입국은 막혀 있다. 포스코도 필리핀·말레이시아 정부의 휴업 조치 권고로 2곳의 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에 대해 강성은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업계 체감 경기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의 공장 셧다운이 이어지고 있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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