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9개 있던 조주빈, 2개 비밀번호는 함구···뭐 있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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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강정현 기자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강정현 기자

경찰이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25)의 아이폰 비밀번호를 푸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씨는 자택에 보관하고 있던 여러 휴대전화 중 아이폰 한 대를 비롯한 두 대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함구하고 있다. 경찰은 이 두 대의 휴대전화가 범죄에 사용됐을 것이라 보고 잠금을 풀어 증거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9대 중 7대는 범행 이전에 사용"

30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앞서 경찰이 조씨의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전화는 총 9대다. 경찰은 이 중 7대에 대해서는 분석을 끝마쳤다. 그러나 이 7대는 조씨의 범행에는 이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이 끝난 7대는 범죄 이전에 주로 사용했던 휴대전화였다고 한다.

조씨는 갤럭시폰 1대와 아이폰 1대 등 2대에 대해서는 암호를 푸는 데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다. 조씨는 압수수색을 받을 당시 갤럭시폰은 소파 밑에 숨겨놓고 찾기 어렵게 했다고 한다. 아이폰은 조씨가 마지막까지 직접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휴대전화가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범죄 인정…2개 스마트폰 잠금 해제엔 비협조"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자신의 범죄 사실은 일체 시인했지만, 휴대전화 잠금장치에 대해서는 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며 “조주빈이 숨기려고 한 휴대전화에서 증거가 나올 것이라고 보고 여러 방법으로 잠금 상태를 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면 공범과의 대화 내용은 물론 암호화폐를 이용한 입출금 내역까지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 본사를 통해 ‘박사방’ 서버 기록을 확보하는 게 현실적으로 여려운 만큼 조씨 휴대전화에 남아있는 기록이 핵심 증거가 될 전망이다. 조씨에게 돈을 건넨 회원 신원 파악은 물론 범죄수익을 몰수하는데 그의 휴대전화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가 범죄 가능성도

조씨가 성 착취 범죄와 유명인을 상대로 한 사기 범죄에 대해서 시인하면서도 휴대전화 잠금 해제는 협조하지 않는 만큼 추가 범죄에 대한 단서가 남아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5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25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iOS(아이폰 운영체제) 계열의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할수록 다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 해제가 더욱 어렵다. 전문가들은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 도입된 이스라엘 보안업체 ‘셀레브라이트’의 포렌식 장비를 이용하더라도 신형 아이폰은 암호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사당국의 한 포렌식 전문가는 “현재로써는 어떤 장비를 쓰더라도 신형 아이폰의 암호를 해독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갤럭시 휴대전화는 버전에 따라 해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는 “휴대전화 없이도 조씨 혐의 입증에는 어려움이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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