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시원히 알아보는 ´자궁의 병´ 10가지②

중앙일보

입력

4. 난소 물혹의 꼬임, 파열

★증상

보통 난소 물혹이라 불리는 난소 낭종은 이름 그대로 난소에 작은 혹 주머니가 생기고 그 안에 체액이 들어찬 것. 초기에는 아랫배가 묵직한 느낌만 들 뿐, 통증도 거의 없고 악성종양으로 변하는 일도 매우 드물다.

그러나 물혹의 크기가 커지면 배란통이 심해지고 방광을 압박해 빈뇨, 배뇨 곤란, 잔뇨감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하복부 통증이 생기고 몸이 화끈하다가도 쉽게 으슬으슬해지는 증상이 반복된다.

문제는 물혹 때문에 난관이 꼬이거나 파열 될 때이다. 꼬이거나 파열되면 갑작스런 통증이 온다. 배가 뒤틀리는 듯한 극심한 통증으로 정신을 잃을 정도.

★원인

난소에 물혹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 확실하게 알려진 바는 없다. 그러나 배란 및 생리 주기를 따라 물혹의 크기가 변하는 것으로 보아 난소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측한다. 난관이 뒤틀어지거나 꼬이는 것은 가느다란 난관이 물혹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기 때문. 심하게 꼬이면 난관이 파열되기도 한다.

★왜 위험한가

난관이 꼬이게 되면 그 부위의 혈관이 함께 꼬여 혈액 순환 장애가 일어나고 죽은 피가 모인다. 이 때 극심한 통증이 온다. 난관이 매우 심하게 꼬이면 난관이 파열되며 혈액 순환이 안 된 부위에 괴사가 일어나 결국 한쪽 난관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오른쪽 난관의 꼬임과 파열은 급성 충수염과 증상이 매우 비슷해 응급상황에서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양방에선 …

난소에 물혹이 발견되면 일단 3∼4개월 정도 물혹이 자라는지 지켜본다. 다행히 크기가 더 이상 자라지 않으면 별다른 치료를 할 필요가 없지만 크기가 갑자기 커지면 호르몬 치료를 해야 한다. 파열이나 꼬임을 막기 위함이다. 난관이 꼬이고 파열되면 방법은 수술뿐이다.

★한방에선 …

난소 호르몬은 정신적 긴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배란과 생리를 원활하게 하는 약을 처방해 물혹의 크기를 줄인다.

5. 급성 골반염

★증상

처음에는 아랫배만 살살 아프다가 아랫배 통증이 양 옆구리와 골반, 허리까지 번진다. 하복부, 옆구리, 골반, 허리의 통증은 묵직하면서 뻐근한 것이 특징. 그러다가 갑자기 아랫배를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오기도 한다. 대하의 양이 갑자기 많아지는데 평소에는 나지 않던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 골반의 염증이 심해져 복막을 자극하면 열이 나고 오심과 구토 증상도 나타난다.

★원인

자궁경부염이나 질염을 일으켰던 균들이 자궁내막과 나팔관을 타고 올라가 골반에 염증을 일으켜 생긴다.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균으로는 클라미디아와 임균이 대표적. 이 중 임균은 성병의 하나인 임질의 원인균이므로 하루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출산, 인공유산 수술, 자궁 내 장치 삽입 수술로 상처가 난 부위에 균이 감염되어 걸릴 수도 있다. 급성 충수염, 자궁 결핵 등 내과적 질환이 전이되어 발생하기도 한다.

★왜 위험한가

흔히 골반염은 쉽게 낫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골반염이 잘 낫지 않는 이유는 완치될 때까지 치료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이 통증이 덜해지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한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골반의 염증이 난관까지 번지면 난관이 막히고(난관 폐색) 자궁이 주변 장기와 붙어버릴(유착)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난관 폐색이나 유착은 불임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급성 골반염이 만성화되거나 균이 없는 만성 골반염이 되면 내성이 생겨 완치가 매우 어려워진다. 보통 급성 골반염 환자의 25% 정도가 입원할 정도의 중중으로 변하며 급성 골반염 환자 20∼30명 중 1명은 염증이 심해 수술을 해야 할 정도다.

★양방에선 …

자궁경부에서 균을 추출, 배양검사를 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도 실시한다. 일단 골반염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염증을 일으킨 원인균에 잘 듣는 항생제를 쓰는 것이 기본이다.

★한방에선 …

열이 있으면 염증이 심해지고 염증이 심해지면 통증도 심해진다. 따라서 열을 내리고 염증과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을 쓴다.

★생활요법

골반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란한 성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골반염의 대표적인 원인균이 성병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골반염의 원인이 임질균으로 인한 것이라면 배우자와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6. 질염

★증상

대표적인 증상은 역시 대하증. 생리 전후와 배란기에 분비물의 양이 많아지는 것은 정상이지만 갑자기 대하의 양이 늘고 시큼하거나 비린내가 나면 질염일 가능성이 높다.

질염에 걸리면 성기 주위가 가려우면서 화끈거리고 가려움증은 밤에 더욱 심해진다. 소변을 볼 때도 따끔거리며 심하게 아프다. 성교통도 생기는데 이는 성교로 인해 염증 부위가 심한 마찰과 압박을 받아서다.

★원인

한의학에서는 질염을 ‘음창’이라 부른다. 음창은 정신적인 긴장이나 피로로 인해 외음부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기혈이 응체하거나 청결을 유지하지 못해 발생한다.

양의학에서의 원인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질 내부에는 항상 세균이 존재하고 이 중 유산균 등은 해로운 병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질 부위에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상처가 생기거나 강력한 균에 감염되면 질염이 발생한다. 가임 여성에게 질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트리코모나스 원충과 곰팡이균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불결함, 문란한 성생활, 경구 피임약 사용 등으로 인해 트리코모나스 질염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곰팡이균이 원인인 칸디다성 질염은 신체 구조 때문에 발생한다. 이 질염을 앓는 여성의 75% 이상이 대변에서도 같은 균이 검출된다. 이 질염은 생리 주기 중 질 분비량이 많아질 때 쉽게 걸린다.

임산부나 당뇨병 환자에게도 질염이 많은데 역시 면역력 때문. 질 세척을 지나치게 자주 하거나 심하게 문질러 닦는 것도 질염의 원인이 된다.

★왜 위험한가

질염은 중한 병은 아니다. 그러나 재발률이 높고 가려움증과 화끈거림, 통증이 있어 매우 불편하다. 다른 문제는 균이 방광이나 골반, 난관까지 퍼져 염증과 2차적인 질병을 만드는 것. 이 병들은 유산이나 불임의 원인이 된다.

★양방에선 …

질 분비물 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알아낸다. 원인균에 맞는 항생제를 복용하게 하는데 특히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부부가 함께 치료해야 한다. 성 관계로 인해 전염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칸디다성 질염은 심하지 않을 때는 성기 부위에 연고를 바르는 정도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의사의 진단 없이 약국에서 연고를 사다 바르는 일은 금물이다.

★한방에선 …

질염은 좌욕법과 세척요법만으로도 쉽게 낫는다. 좌욕법에 많이 쓰이는 약재는 쑥. 세척요법에는 사상자나 창이자를 사용한다. 질염이 심해 외음부에 피부염이 생겼거나 만성이 되면 먹는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생활요법

가벼운 질염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속옷을 삶는다. 원인균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성의 질은 인체 내에서 위장 다음으로 산도가 높은 부위다. 질 세척을 너무 자주 하면 질의 산도가 낮아져 살균력이 떨어질 수 있다. 질 주위를 건조하게 하기 위해 속옷을 자주 갈아입는 것도 방법의 한가지다.

7. 급성 방광염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소변을 볼 때 요도가 화끈거리며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대하는 아니지만 분비물이 나온다. 고름처럼 노란 분비물이 속옷에 묻어 나오는데 양은 그리 많지 않지만 끈끈하다.

★원인

임균에 의한 요도염과 그밖에 다른 균에 의한 비임균성 요도염이 있다. 주로 임균성 요도염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다른 균에 의한 비임균성 요도염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요도 입구의 점막이 성교나 마찰 등으로 인해 상처가 나고 과민해졌을 때 균이 침입하여 생긴다.

★왜 위험한가

요도염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따라서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서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자궁 경관이나 난관까지 세균에 감염되어 자궁외 임신, 유산을 일으키고 결국 불임의 원인이 된다. 성교에 의해 전염되므로 원인균이 무엇이든 배우자가 함께 치료받아틴?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가 짧아 요도염으로 그치기보다 방광염 등 다른 장기까지 감염되는 수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양방에선 …

항생제를 4∼6주 복용해야 낫는다. 치료 기간이 길기 때문에 치료를 끝까지 하기가 힘들고 자주 재발한다.

★한방에선 …

염증을 가라앉히고 배뇨를 돕는 약을 처방한다.

★생활요법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하체를 많이 움직이고 몸이 쉬 피로해지는 격렬한 운동은 당분간 중단한다. 지나치게 꼭 끼는 내의와 바지도 피한다. 수영, 입욕은 좋지 않고 가벼운 샤워로 만족하도록. 술, 담배, 피로를 피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 포인트 정보

[안심해도 좋은 단순한 생리통]

▷생리통이란

자궁내막이 탈락하면서 생기는 통증으로 대표적인 여성 하복부 통증.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성이라면 누구나 생리를 전후해서 불쾌감과 통증을 느낀다.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아랫배와 허리가 아픈 것. 통증은 지속적으로 오기도 하지만 갑자기 발작적으로 오는 수도 있다. 피로감, 두통, 변비, 설사, 소화불량, 메스꺼움도 생리통 증상들이다.

▷원인은

10대 시절의 생리통은 대부분 자궁이 성숙하지 않아 생긴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서 자궁이 성숙되면 통증도 점차 완화된다. 그러나 20대 중반이 넘어서도 심한 생리통이 계속되거나 갑자기 생리통이 심해지면 자궁에 선천적인 기형이 있거나 병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양방에선…

자궁 발육 부진, 좁은 경관 등 자궁의 위치나 모양 이상 등으로 오는 생리통과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 질병에 의해 오는 생리통으로 나눈다. 그러나 원인이 분명한 생리통보다는 불분명한 것이 훨씬 더 많다.

▷한방에선…

피가 탁하거나 자궁 내의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을 때, 운동 부족, 영양 불균형,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생리통이 일어난다고 본다.

▷생활요법

생리통이 있는 사람은 생리 기간 되도록 과로, 정신적 긴장, 흥분을 피하는 것이 좋다. 생리를 할 때는 질의 저항력이 약해져 세균에 감염되기 쉬우므로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 몸을 따뜻하게 하는 더운물 찜질, 가벼운 산책과 체조는 혈액 순환을 도와 생리통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생리통이 심할 때는 지압을 한다. 발 안쪽 복숭아뼈와 발꿈치 중간 우묵한 곳을 손가락 끝으로 세게 눌러주면 된다. 발바닥 안쪽에서 복숭아뼈를 지나 정강이 안쪽까지 문지르는 마사지도 생리통을 가라앉히는데 효과가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