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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교민 '귀국 고생길'···타국 전세기로 제3국 거치기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각국의 봉쇄조치로 현지에 고립됐던 교민들이 속속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말이 귀국길이지 고생길이다. 귀국 비행편을 구하기도 힘든 데다 어렵사리 한국에 돌아와도 당분간 눈칫밥을 먹어야 해서다.

페루ㆍ이탈리아엔 정부 전세기 투입 #581명 탑승 이탈리아, 전세기 두번 파견 #한국 진단키트, 86개국서 수입ㆍ지원 요청

3월 18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공항에서 전세기로 귀국하는 이란 교민과 주재원들. [연합뉴스]

3월 18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공항에서 전세기로 귀국하는 이란 교민과 주재원들. [연합뉴스]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페루와 이탈리아에는 정부 전세기를 투입해 교민 780여명을 귀국시킬 예정이다. 이중엔 타국 전세기에 탑승한 후 제3국을 거쳐 귀국하는 경우도 있다.

국경이 폐쇄된 페루에서는 총 202명이 귀국을 희망했다. 다수가 관광객이며 코이카 봉사단원도 포함돼있다. 쿠스코에 체류 중인 59명은 26일 국내선을 타고 리마로 들어오면 다 함께 정부가 계약한 아에로멕시코 항공편을 타고 멕시코시티를 경유해 28일 인천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전세기 탑승 운임은 성인 1인당 350만원으로, 페루 국내선 이용자는 50만원이 추가된다.

밀라노에서 430명, 로마에서 151명 등 총 581명이 전세기 탑승을 신청한 이탈리아에는 대한항공 전세기가 두 차례 투입된다. 정원이 360명 규모인 대형 항공기가 3월 31일~ 4월 1일 밀라노와 인천을 오갈 예정이다. 이보다 다소 작은 270명이 정원인 중형 항공기는 4월 1일 로마에서 출발해 밀라노를 거쳐 2일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다. 요금은 성인 1인당 200만원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 전세기 투입은 페루와 이탈리아만 추진한다”며 “전세기를 보내는 요건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얼마나 현지가 위험한지, 실제 그 국가를 빠져나와 한국에 올 수 있는 이동 수단이 있는지, 인원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되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몽골과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두 나라가 한국 내 자국민을 철수하고자 투입하는 전세기 출발편에 한국 교민을 탑승시켜 귀국시켰다. 몽골에선 지난 15일 99명이, 우즈베키스탄에서는 22일 130명이 이런 방식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직항편이 끊긴 몽골에선 이번 주말에도 한국행 비정기 운항을 통해 171명이 추가로 귀국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가 투입한 전세기에 현지 한국 교민을 탑승시켜 미국을 거쳐 귀국시키는 방법도 논의 중이다. 볼리비아에선 현지 미국 대사관이 주선한 전세기에 한국 교민 49명을 함께 탑승시켜 미국을 통해 귀국시키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르완다에 체류하는 국민 7명도 25일 오후 현지서 출발하는 미국 정부 전세기에 탑승해 미국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86개국서 진단키트 수입·지원 요청=한국에 진단 키트 관련 물품 수입 또는 지원 요청을 한 국가가 25일 기준으로 86개국이다. 현재까지 수출이 성사된 곳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채취ㆍ수송ㆍ보존ㆍ배지 키트(채취 키트) 5만 1000개, 루마니아에 진단 키트 2만개, 콜롬비아에 진단 키트 5만개 등 3곳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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