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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도 아베도 올림픽 연기 시사, 내년 7월 개최 급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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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선수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선수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올림픽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7월 예정이던 대회를 1년 미뤄 내년 7월 개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IOC “4주 내 연기 여부 마무리” #아베 “선수를 최우선 생각할 것” #캐나다 “올해 개최되면 불참” #세계육상연맹도 연기 공식 요청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3일 긴급 집행위원회를 연 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일본 당국, 도쿄도와 협력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보건 상황을 고려해 올림픽 연기를 포함한 세부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앞으로 4주 안에 해당 논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IOC는 “취소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IOC 새 방침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선수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완전한 형태”로 개최하기 어려울 경우 연기도 고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가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도 “정상 개최를 위해 걸어왔지만, 오늘의 상황을 보면 국제정세가 변하고 있다”면서 “‘최초의 계획대로 한다’고 할 만큼 우리는 어리석지 않다”며 올림픽 연기를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세계육상연맹은 IOC에 도쿄 올림픽을 연기하자는 의견을 공식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올림픽 연기 시나리오별 문제점

올림픽 연기 시나리오별 문제점

일부 올림픽위원회는 1년 연기를 제안하고 있다. 캐나다 올림픽위원회는 23일 “올해 열리는 도쿄올림픽에는 선수들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를 긴급하게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호주 올림픽위원회도 자국 선수들에게 “올해 7월에 올림픽을 예정대로 열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2021년 여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육상협회, 영국육상경기연맹,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 등도 연기를 요구했다. 독일 펜싱 국가대표로 독일 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장인 막스 하르퉁은 독일 ZDF 인터뷰에서 “올여름 예정된 일정대로라면 나는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22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한 달 또는 45일 연기, 1년 연기, 2년 연기 등의 시나리오에 따라 경제적 손실을 따져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달 또는 45일 연기가 된다면 8월이나 9월에 올림픽이 열린다. 그렇게 되면 대회가 끝나는 시점은 9월이나 10월이다. 이때까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다면 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다. 여러모로 1년 연기 쪽으로 추가 기울어진다. 내년 7월에 올림픽이 열린다면 일부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내년 7월 16일부터 8월 1일까지 일본 후쿠오카(福岡) 현에서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이어 내년 8월 7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개최된다. 육상과 수영은 여름올림픽 메달이 가장 많이 걸린 종목이다. 올림픽이 내년 7월 열린다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일정을 바꿔야 한다.

경기장, 선수촌 아파트, 국제방송센터, 메인 프레스센터 등 올림픽 기간 사용하는 필수 시설의 대관 일정도 조율해야 한다. IOC는 “올림픽이 연기된다면 중요한 몇 경기장 대관이 어렵다”고 전했다. 선수촌 아파트는 올림픽이 끝난 후 리모델링해 2023년 3월 일반인이 입주할 예정이다. 올림픽이 미뤄지면 입주 일정이 촉박하다. 또 국제방송센터와 메인 프레스센터로 사용될 일본 최대 전시장 도쿄 빅사이트도 대관이 어려울 수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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