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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아① 기형아의 원인

중앙일보

입력

기형아 검사 받아야 한다

신생아 백명 가운데 4명이 크고 작은 선천성 기형을 타고난다. 해마다 신생아 70만명이 태어나는데 그 중에 약 3만명이 기형아로 태어나는 셈이다.

기형아를 진단하는 방법이 꾸준히 개발되었지만 유전요인과 돌연변이, 환경오염, 약물남용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기형아 출생률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기형아라고 하면 얼핏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상의 결함만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모습은 정상인데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도 기형아에 속한다. 형태와 기능이 정상에서 벗어난 경우를 기형이라고 일컫는다. 기형에는 선천형 기형과 후천형 기형이 있는데, 임신중에 자궁안에서 생겨난 것을 선천성 기형이라고 하며, 정상으로 태어났으나 나중에 어떤 원인으로 인해 정신박약아가 되는 것을 후천성 기형이라고 한다.

기형아는 왜 발생할까?

자궁 속에 태아는 아버지, 어머니로부터 똑같이 각각 23개씩 염색체를 받는다. 따라서 아기는 정확하게 부모를 반반씩 닮은 분신이며 부모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염색체 23쌍 중에서 22쌍은 상염색체이고, 한 쌍은 성염색체이다. 성염색체는 X 성염색체와 Y 성염색체로
이루어진다. 정자의 X와 난자의 X가 만나면 XX로 여성, 곧 딸이 태어나는 것이고 정자의 Y와 난자의 X가 만나면 XY로 남성, 곧 아들이 태어나게 된다.

기형아 출산의 60%는 원인불명

기형아는 수만개에 이르는 유전인자가 서로 조합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정상인의 각 세포에는 23쌍으로 이루어진 46개 염색체가 있으며 염색체에는 수만개의 유전인자가 내포되어 있다. 유전인자란 부모에게서 이어받은 특징적인 형질을 말하는 것으로 반드시 한 쌍으로 이루어져야 형질을 나타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유전인자의 상호작용으로 남녀의 성이 구별되고 눈과 머리 색깔이 결정되며 태아가 성장하게 된다. 출생후에도 유전인자는 키, 몸무게, 외모, 지능, 성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몸 속의 유전정보는 염색체 안의 단백질과 DNA에 의해서 전달된다. 유전인자에는 우성 유전인자와 열성 유전인자가 있다. 우성 유전인자는 거의 변하지 않고 태아에게 전달되는 유전형질, 즉 대를 이어 그대로 유전되는 형질을 말한다. 이와는 반대로 열성 유전인자는 유전 형질이 잠복해 있다가 양쪽 부모가 모두 같은 열성 유전인자를 갖고 있으면 서로 만나 태아에게 기형을 일으키게 된다. 부모 가운데 한쪽만 열성 유전인자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태아에게 기형을 유발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기형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밝혀진 것은 40% 정도이며 나머지는 안타깝게도 그 원인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이다. 기형아의 발생 원인과 빈도를 살펴보면 우선 원인불명이 60%나 되고 다인자성 유전질환(유전과 환경요인) 20%. 단일 유전인자 질환(우성, 열성, 반성) 7.5%, 염색체 숫자나 구조적인 이상 6%, 임신부 질환 3%, 임신부 감염 2%, 약물 복용과 방사선 노출이 1.5%를 차지한다.

언청이, 심장병, 무뇌아, 간질

다인자성 유전질환은 몇 개의 유전인자와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체중, 키, 지능지수, 피부색 등은 대대로 유전되나 언청이, 선천성 심장병, 무뇌아 같은 선천성 기형과 간질, 정신병, 우울증, 류마티스 관절염, 위궤양 등 성인성 질환은 그 형질이 모두 유전되지 않고 끊긴다. 다만 성인성 질환의 경우 그 형질이 잠재돼 있다가 몸이 허약해지거나 다른 질병을 앓게 되면 다른 정상 집단보다 그 질환에 걸리 확률이 높으며 재발률도 높다. 구개파열(언청이)이나 신경관 결손증(무뇌아)은 1천명 중에 2명, 선천성 심장병은 1천명 중에 5명 정도 발생한다.

난쟁이, 꼽추, 혈우병, 색맹

다른 유전인자에 의해 유전되는 것으로 알려진 질병은 지금까지 3천9백여 종류에 이른다. 상염색체 우성질환과 상염색체 열성질환, 반성 열성질환, 반성 우성질환 등 4가지 질환으로 구분된다. 상염색체 우성질환과 상염색체 열성질환은 22쌍의 상염색체에 존재하는 비정상적인 유전인자 때문에 발생하며, 반성 열성질환과 반성 우성질환은 X염색체나 Y염색체에 존재하는 비정상적인 유전인자에 의해서 나타난다. 상염색체 우성질환은 부모가 질병에 걸려 있으면 자식의 50%에게 똑같은 증세가 나타난다. 그러나 나머지 자녀는 정상이며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더라고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난쟁이, 코끼리 같은 피부, 성인성 신장 낭종이 상염색체 우성질환에 속한다. 상염색체 열성질환은 부모가 모두 정상이기는 해도 비정상적인 유전인자를 둘 다 보유하고 있을 때 자식의 25%는 질병에 걸리고 50%는 보균자, 25%는 정상아로 태어난다. 신생아 대사성 질환과 피부 백색증, 반음양 등이 대표적인 증세. 상염색체 우성질환은 간혹 돌연변이로 나타나기도 한다.

반성 열성질환은 대표적인 것이 혈우병이고 그 밖에 근위축증, 성선 발생 부전증, 프레자일 X증후군, 적녹 색맹이 반성열성 질환에 포함된다.

반성 우성질환은 대대로 유전이되고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비타민 D에 반응하지 않는 꼽추병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다운증후군·터너증후군

부모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이 염색체 숫자난 구조에 이상이 있을 때 태아에게 기형이 발생한다. 태아의 7.5%가 선천적으로 염색체에 이상이 있지만 대부분 임신 초기에 자연적으로 유산된다. 염색체 이상에 의한 기형아는 전체 신생아의 0.6%로 신생아 1천명중 6명 정도. 성염색체 이상은 50여 종류, 성염색체 이상은 20여 종류가 알려져 있다.

´몽고증´이라고도 불리는 다운증후군은 가장 흔한 염색체 이상 질환이다. 상염색체 가운데 21번 염색체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며, 해마다 태어나는 신생아 가운데 1천여명이 다운증후군 증세를 보인다.

다운증후군 아기는 출생시 몸무게는 정상이나 운동성이 약하고 눈의 홍체 부위에 파란점이 있으며, 손가락이 넓고 짧으면서도 안쪽으로 휘어진 것이 특징이다. 다운증후군 아기들은 대개 내부 장기에도 기형이 동반되어 선천성 심장병이나 십이지장 협착증, 폐렴, 백혈병에 걸리기 쉽다. 다운증후군의 가장 큰 문제는 정신박약, 즉 지능저하를 동반하는 것이다. 다운증후군인 경우 평균 지능지수가 50에 불과하다.

임신부나 남편이 염색체 이상 보인자인 경우에도 다운증후군 아기가 태어날 수 있으므로 임신하기 전에 부부가 염색체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염색체 이상으로 나타나는 증세 가운데는 터너증후군이 흔하다.
터너증후군은 정신박약, 불임의 원인이 되는데 사춘기 이후에 주로 발견된다.

클라이네휄터 증후군은 남자에게 무정자증을 일으킨다. 염색체에 이상이 생겨 습관적으로 유산을 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태아가 유산될 확률이나 기형아가 될 확률이 67~75%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부모가 정상인이라도 염색체의 평형전좌가 있으면 2세에게 염색체 이상아가 유전될 가능성이 있다.

연이산부인과 원장 김창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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