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한 지난달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줄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역사상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미국과 중국에 기반을 둔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분석 결과다.
지난해 2월보다 -38%, 지난 1월보다 -39%
SA는 지난 19일(현지시간) "2월 스마트폰 판매량이 6180만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월(9920만대) 대비 38%, 지난 1월(1억130만대)과 비교하면 39%가 줄어든 수치다. 닐 모스톤 SA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공급과 수요가 급락했고 아시아 시장과 나머지 지역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며 "역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는 스마트폰 시장의 공급뿐 아니라 수요까지 모두 위축시키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하면서 대외 활동을 자제할수록 스마트폰 매장의 판매가 줄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화웨이와 샤오미의 순위 바꿔
특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중국의 업체 중 화웨이와 샤오미는 세계 시장의 판매량 순위도 바뀌었다. 화웨이는 지난달 전 세계 시장에서 550만대를, 샤오미는 600만대를 판매했다. 중국 내에서 오프라인 매장 판매가 많았던 화웨이의 판매량이 크게 줄었고, 온라인 판매에 주력한 샤오미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았기 때문이다. 샤오미가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화웨이를 앞선 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세계 시장 판매량이 샤오미는 3위, 화웨이는 4위를 각각 기록했다.
삼성 9.5%, 애플 36% 감소
세계 시장 판매량에서 1, 2위를 기록한 삼성과 애플도 판매량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SA는 삼성전자의 지난달 스마트폰 판매량을 올 1월(2010만대) 대비 9.5% 감소한 1820만대로 집계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아이폰 판매량이 1600만대에서 36% 감소한 1020만대에 그쳤다. 삼성은 중국 시장 점유율이 0~1%에 불과해 역설적으로 판매량 급감을 피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지난달 중국 전역에서 41개 애플스토어의 영업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했다. 중국 내 영업을 재개한 이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지점을 포함해 중화권 국가 이외의 지역에 위치한 전 세계 모든 애플 스토어의 영업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위엔 우 SA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에서 일시적인 회복 신호가 보이긴 했지만 3월에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진정 기미를 보인다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는 오히려 더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