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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신규확진 6557명, 사망 793명···"2차대전 이래 최대 위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을 강타한 가운데 이탈리아의 신규 확진자가 하루 새 6000명 이상 증가하고 사망자도 700여명 이상 늘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1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 수는 4825명으로 전날보다 793명 급증했다. 하루 기준 증가 인원과 증가율 모두 최대였다. 누적 확진자 수는 하루 새 6557명이나 증가한 5만3578명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60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도 전날보다 0.5%포인트 상승한 9%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1.16%)의 약 8배다.

21일(현지시간)이탈리아의 한 병원에서 지친 의료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이탈리아의 한 병원에서 지친 의료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태가 악화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필수적이지 않은 사업의 운영을 내달 3일까지 중단키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21일 페이스북 영상을 통해 필수적인 일부 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다음 달 3일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슈퍼마켓·약국을 비롯해 우편·은행 서비스는 운영된다. 교통 등 필수 공공서비스도 허용된다. 콘테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중대한 위기이지만 생산 엔진의 속도를 늦출 뿐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21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조깅하려면 집 블록 주변을 빙빙 돌아야 한다. 공원과 해변이 폐쇄됐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경우 학교와 기타 공공시설의 폐쇄가 올여름까지도 갈 것으로 보인다고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2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경찰관들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경찰관들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의료진에게 물자가 턱없이 부족해지자 이탈리아 자동차 생산업체 페라리와 이탈리아-미국 합작 자동차 업체인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중증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 생산에 동참키로 했다. 당초 군(軍) 기술진 20여명이 생산공정에 투입돼 물자 생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것이 어려워지자 민간기업이 참여할 뜻을 밝힌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역 내부의 방역에 나선 모습 [AFP=연합뉴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역 내부의 방역에 나선 모습 [AFP=연합뉴스]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은 스페인의 경우 21일(현지시간) 누적 확진자가 2만4926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보다 4946명 증가한 수치다. 누적 사망자는 1326명으로 전날 대비 324명 늘었다.

뉴욕타임스는 "스페인 의료진은 2년 이상 더 살 수 있는 환자를 먼저 돌보고 '사회에 공헌할 환자'를 먼저 살리라는 권고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령층 환자가 많아지자 의료진이 환자를 살리는데도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힘든 상황에 놓이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의 누적 확진자는 1만4459명으로 전날 대비 1847명 늘었다. 누적 사망자는 562명으로 전일보다 112명 증가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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