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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제생병원 역학조사관 확진···컨트롤타워 이희영 단장 격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역학조사를 담당하던 경기도 역학조사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조사관과 접촉한 다른 조사관 5명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자가격리된 이들 중에는 감염병 역학조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이희영(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도 포함됐다.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분당서울대학교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교수)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분당서울대학교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교수)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경기도 소속 역학조사관인 A씨(38·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 17일 기침과 두통, 몸살 등 이상 증세로 다음 날 과천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고 이날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 역학조사관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첫 사례다.

전국 역학 조사관 중 첫 사례

이희영 단장 등 역학조사관 5명도 격리

A씨는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분당제생병원에 마련된 상황실 즉각대응팀에서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근무하면서 역학조사 업무를 수행했다.

앞서 성남시에서도 분당제생병원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분당보건소의 팀장 B(52·여)씨를 파견했는데 B씨도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도 지난 6일부터 분당제생병원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A씨와 B씨 모두 같은 공간에서 근무했다는 거다. 이 상황실에는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 병원 이영상(55) 원장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A씨와 B씨의 동선과 접촉한 이들을 파악하고 있다.

경기도 소속 역학조사관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경기도도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 역학조사관은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6명이었다. 발생 이후 세 차례 충원을 통해 현재 총 87명이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역학조사관 중 5명이 A씨, B씨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는 3명, B씨와는 2명의 역학조사관이 접촉했다. 이들 중엔 경기도 내 감염병 역학조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온 이희영 단장도 포함됐다. 이 단장은 A씨의 접촉자로 분류됐다.

이 단장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당시 경기도 감염병 관리본부의 부본부장으로 활약했다. 이 공동단장을 비롯한 역학조사관 5명은 18일부터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이 단장은 당분간 경기도청 정례브리핑에 참석하기 어렵게 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내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역학조사관들이 밤낮없이 일하고 퇴근 후에도 가족들에게 감염이 될까 우려해 자체적으로 자가격리에 가까운 생활을 해왔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연합뉴스]

분당제생병원 확진자 36명으로 늘어 

한편 분당제생병원은 이날 이 병원 81병동에 근무한 전공의 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81병동에 입원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숨진 환자 2명의 딸 2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분당제생병원에서는 지난 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36명(의사 4명, 간호사 9명, 간호조무사 6명, 간호행정직 2명, 임상병리사 1명, 환자 7명, 보호자 4명, 면회객 1명, 성남시 공무원 1명, 역학조사관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최모란·채혜선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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