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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기업어음 매입한다... 비트코인의 시간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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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ixabay]

3월 17일 미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2%, S&P500지수는 6%, 나스닥지수는 6.23% 상승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다우지수는 곧 하락 반전하며 장중 2만선을 내줬다. 전날 13% 가까운 급락세의 여진이 이어지는 분위기였다. 그러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또 나섰다.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7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에도 만족하지 못한 시장에 기업어음(CP)도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환호하며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주가가 오르면서 5100달러선까지 떨어지던 비트코인 가격도 고개를 들며 5300달러선을 회복했다. 주식시장이 불안하면 대체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다는 그간의 가설과는 달리, 최근에는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암호화폐 시장 공시 플랫폼 쟁글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11일까지 비트코인과 가장 비슷한 가격 움직임을 보인 자산은 나스닥지수로 나타났다.

#미 연준, 시장에 현금을 꽂아주겠다

미 연준은 17일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과 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어음 시장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CP 매입기구(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ㆍCPFF)를 설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한다고 했을 때 시장에서 사들이는 자산은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 등이다. 연준법(Federal Act)에는 기업 부채를 매입하거나 가계나 기업에 직접 대출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예외적이고 긴급한’ 상황에서는 재무부의 사전 승인을 거쳐 CPFF를 설치할 수 있다. 앞서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시적으로 CPFF를 운용했다. 당시 연준은 2010년 2월까지 약 3500억달러 규모의 CP를 사들였다. “CPFF는 연준이 미국 고용의 절반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에 직접 자금을 조달해주는 중요한 도구”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왜냐고? 시장에 돈이 말라 기업들은 급전이 필요하다

반대로 연준이 CP 매입에 나선다는 건 그만큼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업들은 매일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CP로 단기 자금을 확보한다. 국채나 MBS를 사들이는 방식의 양적완화는 기업들에 돈이 돌도록 하는 간접적인 방식이다. 그런데 지금의 위기 상황에선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서는 기업에까지 돈이 도달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 모두가 다들 ‘현금’만 찾는다.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는 마당에 기업들에 돈을 빌려주려는 곳이 없다. 곧, 기업들이 발행한 CP를 사 줄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살 사람이 없으니 헐값에라도 제발 좀 사달라는 기업들이 늘면서 CP 금리가 치솟았다(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일부 단기 CP 금리는 30년 만기 금리보다 높았다. 장기간 돈을 빌려주면 그만큼 돌려받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보통은 장기금리가 높기마련이다. 그런데도 단기 금리가 더 높다는 건 당장 돈을 빌려주는 곳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연준이 돈을 직접 빌려주겠다고 나선 게 17일 CPFF 설치 발표의 의미다.

#다들 현금만 찾으니 주식과 비트코인이 같이 움직인다

그간 주식시장 등 전통 금융시장의 대안으로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았다. 비트코인의 탄생 자체가 정부와 중앙은행의 무분별한 돈 풀기에 따른 화폐 가치의 하락에 반발해 나온 대안 화폐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전세계가 적극적으로 돈 풀기에 나섰다. 17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약 1조 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대책에는 부유층을 제외한 미국 전국민에게 1000달러 이상씩 수표를 지급하겠다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미 정부와 중앙은행이 나서 말 그대로 돈을 뿌리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당연히 올라야 하지만, 되레 급락했다. 시장에 돈을 풀고 있지만, 시장에선 되레 현금이 씨가 마르는 유동성 경색 국면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주식은 물론이고 금값도 떨어졌다. 웬만한 미국 기업 시가총액에도 못 미치는 비트코인 가격이 더 크게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암호화폐 시장 공시 플랫폼 쟁글이 최근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11일까지 비트코인과 다른 자산군 간 가격 설명력(상관관계)은 나스닥이 56.43%로 가장 높았다. 설명력을 간단히 말하면 얼마나 가격이 비슷하게 움직이느냐의 정도다. 100%면 두 개의 가격이 똑같은 흐름을 보이고, 0%면 두 개의 가격 흐름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금값과의 상관관계는 2.13%에 그쳤다.

#Rani’s note ‘비트코인의 시간이 왔습니다, 놓치지 마세요’

하지만 비트코인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2018년부터 따지면, 금값과의 상관관계가 21.65%로 가장 높았다. 나스닥은 8.24%에 그쳤다. 수치 자체가 낮기는 하지만, 그래도 금값과의 상관관계가 가장 크다. 유동성 경색 국면에 접어든 올해를 제외하면 금값과의 상관관계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시장 위기 국면이 이어지는 당분간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겠다. 위기 상황이 끝나면 다시 금값과의 동조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때 보여줄 반등폭은 금보다 더 클 거라고 생각한다. 경제매체 포브스는 3월 17일 암호화폐 칼럼니스트 빌리 밤브로(Billy Bambrough)의 글을 게재했다. 제목은 이렇다. ‘비트코인의 시간이 왔습니다, 놓치지 마세요(Bitcoin’s Time Is Now. Don’t Miss It)’. 

※필자는 현재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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