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통합당, 차명진 공천 철회하라…역사적 과오 짊어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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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4·16연대 회원들이 18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앞에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차명진 전 의원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4·16연대 회원들이 18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앞에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차명진 전 의원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단체는 18일 유족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해 논란을 빚은 차명진 전 의원이 미래통합당 ‘부천 병’ 지역구에 공천된 것과 관련해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과오를 짊어지기 전에 오늘 즉시 차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4·16연대 회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경기 인천지법 부천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에게 모욕적인 말을 SNS에 올려 논란을 빚고 피소됐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차 전 의원을 공천을 받은 뒤 (16일) 페이스북에 ‘막말 딱지를 붙이고 저주를 퍼부은 자들 지금부터 가만두지 않겠다’고 썼다”며 “우리 가족들은 차 전 의원의 범죄행위를 처벌하는 데 조금도 주저할 생각이 없다”며 재판부에 처벌을 촉구했다.

4·16연대는 오는 19일 광화문 세월호 기억관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총선 행동계획’과 ‘공천반대 후보 1차 명단’을 공개하는 등 행동을 이어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차명진 전 의원이 16일 미래통합당 공천 확정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차명진 전 의원 페북 캡처

차명진 전 의원이 16일 미래통합당 공천 확정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차명진 전 의원 페북 캡처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해 4월 15일 자신의 SNS에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하는 글을 올렸다. 세월호 유가족 137명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차 전 의원을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고, 현재 재판 중이다.

차 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논란과 관련 “세월호 유가족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유가족이 받은 상처에) 제가 소금을 뿌렸다.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결론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세월호 유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냐’고 재차 묻자 “세월호 사건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사람들, 가령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황교안 당 대표에게 세월호 사고의 원인 제공자라고 규정해 그들의 입지를 좁히고 대신 자신의 입지를 넓히는 이런 자들에 대한 문제가 있다”며 “그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공천이 확정된 뒤 페북에 ‘막말 딱지를 붙인 자들 가만두지 않겠다’고 올린 것에 대해서는 “그만하라는 소리”라며 “진행자도 그렇게 얘기하면 안된다. 언론이 제게 막말했다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데 규정하면 안 되죠”라고 쏘아붙였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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