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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들이 ‘자가 격리’를 즐기는 방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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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 스포츠가 멈춰섰다. 사실상 ‘자가 격리’를 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묘안을 짜내고 있다.

스테이앳홈챌린지 전세계 인기 #공 리프팅과 손씻기 영상 올려

축구 선수들 사이에선 요즘 ‘스테이앳홈챌린지(Stay at home challenge)’에 참여하는 게 유행이다. 손을 씻은 직후 20초간 축구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리프팅(위로 차올리는 것) 하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계정에 올리는 방식이다. 해당 영상엔 ‘#StayAtHomeChallenge’라는 해시태그를 달아야 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을 자주 씻고, 비누칠한 뒤 20초 이상 문질러야 한다는 사실을 홍보할 목적으로 시작된 온라인 이벤트인데 스타 플레이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덕분에 전 세계 스포츠팬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창의적인 변형도 눈에 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의 미드필더 그라니트 샤카(28·스위스)는 발 대신 머리로 공을 튕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브루노 페르난데스(26·포르투갈)는 축구공 대신 두루마리 휴지로 리프팅을 했다. 에인트호번(네덜란드)의 일본인 미드필더 도안 리츠(22)는 볼 리프팅 직후 축구 팬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담았고, 알 아흘리(카타르)의 베테랑 미드필더 나이젤 더 용(36·네덜란드)은 손을 씻는 방법을 시범을 보여가며 자세히 설명했다.

축구·골프 스타들 사이에 ‘스테이앳홈챌린지’가 유행이다. 아이언 클럽으로 두루마리 휴지를 저글링하는 주스트 루이튼. [사진 인스타그램]

축구·골프 스타들 사이에 ‘스테이앳홈챌린지’가 유행이다. 아이언 클럽으로 두루마리 휴지를 저글링하는 주스트 루이튼. [사진 인스타그램]

시즌 중단으로 강제 휴식기를 맞은 골프 스타들도 스테이앳홈챌린지에 동참했다. 유러피언투어에서 활약중인 주스트 루이튼(34·네덜란드)과 베른트 비스베르거(35·오스트리아), 마티아스 슈와프(26·오스트리아)는 아이언 클럽으로 두루마리 휴지를 저글링 하는 영상을 올렸다. 클럽으로 휴지를 떨어트리지 않고 통통 튀긴 뒤 마지막에 샷을 날려 마무리했다. 슈와프는 아예 창문 밖으로 휴지를 날려 보냈다. 스포츠 스타의 영상을 본 일반인들이 스타의 동작을 따라 하거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동참하면서 스테이앳홈챌린지가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새로운 ‘방구석 놀이 문화’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휴식기를 맞아 선수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알찬 시간을 보내려 애쓰고 있다. 프로골퍼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와 이언 폴터(44·영국)는 비디오 게임을 즐겼다. 체이슨 해들리(33·미국)는 가족들과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축구공을 리프팅하면서 손을 씻는 여자 축구 프리스타일러 멜로디 던쳇. [사진 인스타그램]

축구공을 리프팅하면서 손을 씻는 여자 축구 프리스타일러 멜로디 던쳇. [사진 인스타그램]

통산 메이저 3승을 거둔 패드릭 해링턴(49·아일랜드)은 집 뒷마당에서 웨지샷 연습을 하는 영상을 올리며 “최악을 준비하지만 최고를 희망한다”고 적었다. 베테랑 필 미켈슨(50·미국)은 “집에 안전히 머물며 한 달 푹 쉬면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한 달 동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아이 앞에서 손을 씻으며 공을 리프팅하는 스코드란 무스타피. [사진 인스타그램]

아이 앞에서 손을 씻으며 공을 리프팅하는 스코드란 무스타피. [사진 인스타그램]

일상생활을 팬들과 공유하는 스타도 있다. 잉글랜드 축구클럽 리버풀(잉글랜드)의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27)은 여자친구인 영국 걸그룹 ‘리틀 믹스’ 멤버 페리 에드워즈와 셔플 댄스로 계단을 올라가는 유쾌한 영상을 선보였다. 아스널의 두 독일인 멤버 메수트 외칠(32)과 세아드 콜라시나츠(27)는 ‘게임 생방송’을 할 예정이다. 자가 격리 기간 중 슈팅게임 ‘포트 나이트’를 함께 할 계획인데, 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며 온라인 모금 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모은 돈은 전액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는 17일 트위터를 통해 “지금은 우리 인생에서 대회에 참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은 시기”라면서 “우리는 자신과 공동체를 위해 안전하고 현명한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지훈·김지한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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