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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공단에 노동 인권회관 변호사 등 각계 전문가 영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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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부천서 성 고문 사건의 권인숙 씨 (26) 가 서울 구로3동 공단 부근에 노동인권회관을 개설, 노동운동 일선에 나섰다.
「노동자를 위한 공간 마련」을 갈망해왔다는 권씨는 최근 국가로부터 배상금 중 가 집행으로 받은 2천만 원으로 보증금 1천5백만 원, 월세 20만원의 30평 짜리 사무실을 임대, 꿈을 이루게된 것.
『평소 노동운동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왔는데 마침 배상금을 받게돼 조영내 변호사와 상의한 끝에 이번 일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28일 오후4시 개소식을 가질 노동인권회관은 권씨 등 「노동운동에 헌신하려는 마음 하나로 만난」 9명의 실무진과 상담부·교뉵부·자료조사부 등의 기구를 갖추고 있다.
노동법률 상담가 박석운 씨(36) 가 소장이며 권씨는 대표간사, 9월29일 결혼한 권씨의 남편 김상준씨(29)는 교육부 간사를 맡았다.
이사진은 김찬국 연세대부총장, 홍성우· 황인철· 박원순· 조영내 변호사, 이삼열 숭실대교수, 권용목 씨 아버지 권처흥 씨, 전태일 씨 어머니 이소선 여사, 조화순 목사, 양요순 수녀, 김동완 전NCC인권위원회 사무국장, 이미경 여성연합회부회장, 양요환 빈민의료협의회대표, 양길승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기획실장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노동인권회관은 이미 13일부터 5차례에 걸쳐 서노협과 함께 구로 지역 노동조합간부 3백여 명을 대상으로 한 단체교섭교육을 실시, 호평을 받았다.
또 하루평균 20명 안팎의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상담을 요청해 오는 등 벌써부터 노동운동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갓 태어난 노동인권회관이 기존단체와는 뚜렷이 구분되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노동자 인권지원 기관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인권변호사들이 참여하는 국내 최초의 노동법률 구조단 구성, 전문자료실 설치, 연1회 이상 노동인권보고서 발행 등은 본격적인 노동운동 시대의 도래를 앞당길 야심에 찬 계획으로 평가받고 있다.
노동인권회관은 재야노동단체 특유의 폐쇄성을 탈피해 비운동권까지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양심세력·일반시민들로 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존 화단의 도움을 받아 미술품 전시회, 공연 등으로 기금을 모아 3백 평 정도로 사무실 규모를 확충할 계획이다.
28일의 개소식 행사에는 김대중 평민· 김영삼 민주당 총재를 비롯해 노무현·이상수·이해찬 의원 등 정치인들과 김수환 추기경, 김진균· 백악청 교수 등 각계인사 3백여 명이 초청됐다.<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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