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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마음아파트 외 신천지 집단거주지 10여곳 더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7일 찾은 대구 달서구 한마음 아파트. 정문 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대구=백경서 기자

7일 찾은 대구 달서구 한마음 아파트. 정문 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대구=백경서 기자

대구 달서구 한 시립임대아파트에서 신천지 교인 46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고, 전체 입주자 중 3분의 2가량이 신천지 교인으로 파악됐다. 한 아파트를 신천지 교인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에 대구 지역에 이와 비슷한 장소가 더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천지 교인 94명 모여 살았던 대구 한마음아파트 #대구시, 데이터베이스 확인해 집단거주 추가 확인 #권영진 대구시장 “추가로 더 있는지 역학조사 중”

 집단감염이 발생한 아파트는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 1985년 7월 8일 준공해 대구시가 운영하는 이곳은 면적 3654㎡, 지상 5층 건물 2개동(11평형 100세대)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이 아파트는 100세대 142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단독 거주 50가구 등 100가구 규모로 148명이 거주할 수 있다. 보증금 21만6000원에 월세가 2만2000~5만4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이 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35세 이하 미혼 여성 근로자만 입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20~30대 젊은층이 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신천지 특성과 30대 미혼 여성만이 입주할 수 있다는 아파트의 특징이 맞아떨어지면서 이곳이 신천지 교인 집단 거주시설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시는 한마음아파트와 유사한 신천지 교인 집단 거주시설이 10여곳에 이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7일 찾은 대구 달서구 한마음 아파트. 정문 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대구=백경서 기자

7일 찾은 대구 달서구 한마음 아파트. 정문 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대구=백경서 기자

김종연 대구시감염병관리단 부단장은 8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한마음아파트에서 신천지 교인들이 집단 거주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신천지 교인 확진 환자들이 동일 주소로 몇 명이 모여 사는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인했다”며 “가족을 제외하고 5명이 모여 사는 곳 두 군데, 4명이 모여 사는 곳 한 군데, 3명이 모여 사는 곳 7곳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혹시나 신천지 교인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가 있는지 역학조사반에서 조사 중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곳은 아파트처럼 한 건물에 많은 교인이 사는 곳은 아니다. 신천지 대구교회가 있는 대구 남구 대명동에 신천지 교인들의 주거지가 밀집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마음아파트처럼 신천지 교인들이 집단거주를 하는 곳을 일찍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대구시는 하루에 수백명씩 추가 확진 환자가 쏟아지고 있는 환경을 이유로 꼽았다.

권 시장은 “확진자 한명 한명을 역학 조사해 동선과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미리 정확하게 알 수 있었겠지만, 하루에 추가 확진자 수백 명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역학조사를 통해 연관 관계를 밝히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환자들을 병상으로 이송시키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8일 오전 대구시청 브리핑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8일 오전 대구시청 브리핑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한마음아파트에서 집단감염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뒤늦게 공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구시는 불가피한 상황을 설명했다. 대구시가 최초로 한마음아파트 집단 감염 사실을 파악한 것은 지난 4일, 이를 언론에 공식 발표한 것은 7일이다.

김 부단장은 “방역당국이 한마음아파트 집단감염을 인지한 것은 지난 4일 저녁 무렵이었다. 당시는 2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제보를 받았고 현장조사에서 확인한 결과 신천지 교인이 92명 한마음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걸 파악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이 주력해서 파악한 것은 확진자가 얼마나 많이 있는지, 어떤 형태로 이뤄졌는지, 이들로 인한 지역전파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대구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신천지 교인들이 소규모 집단 생활을 하다 발견돼 해당 숙소가 코호트 격리된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27일 경기 과천에서 신천지 교인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은 한 단독 주택에서 12명이 집단 거주하고 있었다. 과천시는 해당 시설을 코호트 격리했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경기 지역에서 폐쇄된 신천지 관련 시설 415곳 중 82곳이 숙소(아파트 32곳·연립주택 36곳·단독주택 10곳·오피스텔 4곳)로 사용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생활 습성에 대해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이병렬 고문은 “신천지 교인은 가족이 알면 집을 나오는데 그런 사람들이 함께 생활할 곳이 필요하다. 한 명이 빠져나가면 다른 사람이 들어오게 하는 방식으로 채워나가는 일을 반복한다”며 “합숙소가 많이 있는데 임대아파트까지 이용할 줄은 몰랐다. 전국에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대구·과천=김정석·최모란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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