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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연기에도 대입은 그대로…입시 전문가 “3월 계획에 성패달려”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서울 한 고등학교 정문에 각종 행사를 취소한다는 공지문이 붙어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서울 한 고등학교 정문에 각종 행사를 취소한다는 공지문이 붙어있다. [뉴스1]

고3 학부모 김모(48·서울 강남구)씨는 개학 연기로 집에 머무르고 있는 아이가 고민거리다. 김씨는 “아이가 기숙사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평소대로라면 이미 학교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집에서 늦잠을 자고 휴대폰으로 드라마 보기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시 일정은 예정대로 되는지 모르겠다. 인터넷 강의가 있다지만 아무래도 집에서는 아이가 마음잡고 공부하기 어려운 것 같아 고민”이라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모든 학교가 3주 개학 연기에 들어가면서 고3 학부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하루가 아쉬운 고3 수험생에게 최소 3주 개학 연기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3이 처음 치르는 전국단위 모의고사인 3월 모의평가도 4월 2일로 늦춰지면서 수험생이 자기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시점도 한 달 뒤로 미뤄졌다.

입시 미룰 계획 없어…신종 플루 때 정상 진행

학부모와 수험생 사이에서는 ”입시 일정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교육부는 현재 대입 일정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이미 올해 일정은 확정된 상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포함해 대입 일정은 하반기에 진행되기 때문에 벌써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휴원 중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강의실이 텅 비어있다. [뉴스1]

코로나19 여파로 휴원 중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강의실이 텅 비어있다. [뉴스1]

과거 수능 일정이 바뀐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7년에는 11월 16일 예정된 수능이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됐다. 전국적 피해가 아니었지만, 추가 여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교육부는 시험 시행 12시간 전에 급히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당시는 감염병으로 인한 조정은 아니었다. 앞서 2009년 11월 수능을 앞두고 신종플루가 ‘심각’ 단계로 격상됐을 때에는 수능을 정상적으로 치렀다.

전문가 "여름방학 없다 생각하고 수능 대비" 

입시 전문가들은 고3에게 3월 한 달이 거의 사라지는 상황이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3에게 3월은 수시 비교과 영역을 어떻게 준비할지 계획을 세우고 들어가야 할 시점인데, 개학이 연기된 동안 학교에서 입시 상담 기능도 함께 마비될 것”이라며 “고3이 최대 피해자”라고 말했다. 재수생은 이미 1~2월에 재수 계획을 시작한 경우가 많고, 기숙학원에서는 외출을 금지한 채 수업을 정상 진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예상도 나온다.

정부는 개학일인 23일 이후에는 지역별로 상황에 따라 개학을 추가 연기할지 결정하도록 했다. 일부 지역은 추가 개학 연기로 고3 수험생의 피해가 더 클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경북 지역 고3의 학업이 뒤쳐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신종 코로나로 인한 수험생의 입시 준비 피해를 우려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신종 코로나로 인한 수험생의 입시 준비 피해를 우려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개학 연기로 여름방학이 단축되는 것도 고3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사 일정 조정과 여름방학을 보장해달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자는 “여름방학은 고교생에게 매우 중요하다. 2학기를 준비하며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를 잃게 된다면 대입에 큰 지장을 받을 것이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수능에 집중할 수 있는 여름방학이 거의 없다는 전제로 수능 대비를 두세달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3이 지금부터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인터넷 강의와 EBS가 있어도 자율 주도 학습 역량에 따라 개인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3주간 학습 계획을 세워서 열심히 실천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가 입시까지 직결된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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