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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따라 낭만이 흐른다

중앙일보

입력

기차역을 나서면 곧 바로 펼쳐지는 하얀 백사장, 그 너머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외국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이다. 하지만 국내에도 이런 곳이 적지 않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본격 휴가철이 시작됐다. 하지만 막상 떠나자니 발목을 잡는 것들이 하나 둘 아니다.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기름 값이 그 하나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동차는 집에 두고 열차로 피서지를 찾아 보면 어떨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비용을 절약하고 운전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큰 잇점이 있다.

한국철도공사(www.korail.go.kr)가 추천하는 기차역에서 가까운 피서지 12곳을 소개한다.

◇영동선

영동선(경북 영주~강원 강릉.총 연장 193.6㎞) 주변에는 명승지가 많다. 특히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해진 정동진 유원지(강릉시)는 정동진역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낭만의 장소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열차를 타면 곧 바로 닿는다. 역 구내 철도변에서 맞이하는 해돋이(일출)가 압권이다. 숙박 시설, 조각공원, 커피숍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최근 오토캠핑 명소로 자리잡은 망상해수욕장(동해시)은 망상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망상역에는 평소에는 열차가 서지 않지만 피서철(7월21일~8월15일)에는 하루 26회 정차한다.

동해역 인근에 있는 추암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가 150m에 불과하나 촛대바위.칼바위 등이 백사장과 어우러져 있어 예로부터 동해안의 대표적 명승지로 꼽혀 왔다. 역에서 해수욕장까지 시내버스가 운행한다.

동해역 인근에는 무릉계곡도 있다. 두타산과 청옥산을 따라 형성된 4km의 계곡을 따라 이어진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 새 더위를 잊는다.

◇장항선

충남 천안을 출발, 아산.예산.홍성을 거쳐 서해안을 따라 서천군 장항읍까지 연결되는 장항선(총 연장 143.8㎞) 주변에도 해수욕장이 많다.

웅천역에서 시내버스로 연결되는 무창포해수욕장에서는 해변~석대도 1.2km 구간에서 매월 두 차례 바닷길이 열려 즐거움을 더해 준다. 1.5km나 되는 긴 백사장을 배경으로한 석양도 볼 만하다.

서천역 인근에 있는 춘장대해수욕장은 맛조개잡이로 유명한 데, 200개의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야영장도 갖춰져 있다. 피서철에는 서천역에서 10여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한다.

대천역 인근에 있는 대천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가 3.5km로 서해안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대천역에서 시내버스가 운행한다.

◇동해남부선

동해안을 따라 부산과 경북 포항을 잇는 동해남부선(총 연장 147.8km)은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찻길로 꼽힌다.

남창역(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에서 8km 떨어진 진하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가족 단위 피서지로 적당하다. 피서철을 맞아 8월15일까지 남창역에는 하루 두 차례(오전 10시10분, 오후 7시49분) 임시열차가 선다.

해운대 등 7개 해수욕장이 있는 부산은 KTX(고속열차)가 개통되면서 서울에서 2시간40분이면 갈 수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해운대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해운대에서 북쪽으로 8km 떨어진 송정해수욕장에는 8월15일까지 하루 6개 열차가 임시 정차한다.

◇중앙.전라선

청량리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가다 보면 강원도 원주시 간현역 맞은편에 간현유원지가 있다. 송강 정철이 '관동팔경'에서 '한수를 돌아드니 섬강이 어드메뇨, 치악이 여기로다' 라고 묘사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8월15일까지 하루 2개 열차가 간현역에 선다.

전라선의 종점인 여수역 인근에는 8월15일까지 만성역(임시역)이 마련돼 열차가 하루 2회 정차한다. 부근에 만성리해수욕장이 있기 때문이다.

▶자료.제공=한국철도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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