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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S20, 코로나 뚫고 ‘죽(竹)의 장막’ 넘어 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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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갤럭시S20 울트라 [사진 삼성전자]

갤럭시S20 울트라 [사진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는 과연 ‘죽(竹)의 장막’을 넘어설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새 전략폰인 갤럭시S20 시리즈와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을 앞세워 중국 점유율을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점유율 회복에 실패한다면 글로벌 시장 1위 수성도 위태롭기 때문이다.

삼성 71개국 시장 점유율 1위, 중국은 1%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71개국에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점유율은 1% 남짓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중국을 포기한 것 아니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노태문 사장 "중국 포기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2일 갤럭시20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중국은 여전히 삼성 모바일의 중요한 시장”이라며 "중국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작년 한 해 동안 많은 준비를 했다”며 “올해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고 다시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 시장은 화웨이·비포·오포 등이 장악  

사정은 녹록지 않다. 중국 안방 시장에 똬리를 튼 토종업체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시장의 강자 ‘빅5’ 중 네 곳이 중국 업체다. 화웨이(38.3%)가 1위고, 비포(18.1%)·오포(17.1%)·샤오미(10.9%) 등이다. 외국 브랜드중에는 오직 애플(9.7%)만이 5위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2012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1위였다. 당시 점유율은 17.3%, 이후 줄곧 1위로 한 때는 분기 점유율이 20%대를 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2분기(19%)를 끝으로 1위 자리를 샤오미에 빼앗겼다. 이후 점유율은 급전직하해 2015년 10%대가 무너졌고, 이듬해에는 5% 밑으로, 급기야 2018년엔 연간 점유율이 1%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갤S7부터 S10까지 번번이 실패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S7을 들고 재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오히려 점유율이 더 떨어졌다. 이듬해에는 중국법인 수장까지 바꾸며 갤럭시S8을 출시했지만 다시 실패했다. 2018년에는 중국 광저우에서 갤럭시S9 발표회까지 열었지만 점유율은 0%대로 곤두박질쳤다.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의 당시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할 일은 거의 다 했다"는 외침이 되레 넋두리처럼 들릴 정도였다.

지난해 내놓은 갤럭시S10과 폴더블폰인 갤런시 폴드 역시 출시 초반의 인기가 오래가지 못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미 삼성전자에 맞먹는 기술력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무장한 중국 업체, 애국 소비로 유별난 중국인의 소비 성향 때문에 삼성전자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이 2018년 3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9·갤럭시 S9+' 발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이 2018년 3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9·갤럭시 S9+' 발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코로나19 사태가 반전 계기 될까 

과연 갤러시S20과 Z 플립은 중국시장을 뚫을 수 있을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특히 중국에 공장이 있는 화웨이와 애플의 출하량이 각각 39%, 38%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내 생산 차질에 수요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 화웨이·애플 점유율 뺏을 기회"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갤럭시S20과 갤럭시Z플립 출시를 마쳤다. 중국시장에서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갖춘 S20 울트라나 Z 플립에 대한 뚜렷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코로나19가 삼성을 제외한 모든 스마트폰 업체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삼성은 일단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기지는 베트남에 있기 때문이다. 폰 아레나는 "코로나19는 삼성이 경쟁자인 화웨이나 애플의 점유율을 빼앗을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부터 중국에서 온라인으로 제품 발표회를 열고, 갤럭시S20 시리즈와  갤럭시Z 플립의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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