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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검은 금요일’…하룻새 확진 100명 늘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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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호 01면

[코로나19 비상] 신천지발 코로나19 전국 확산

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21일 하루 만에 100명이 추가돼 이날 오후 4시 기준 204명으로 늘어났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83명으로 집계됐다. 신천지대구교회 다음으로 많은 확진자가 나온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이날 오전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가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사망자 2명과 의료진 집단 감염까지 발생한 이 병원 시설을 폐쇄 조치했다.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21일 하루 만에 100명이 추가돼 이날 오후 4시 기준 204명으로 늘어났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83명으로 집계됐다. 신천지대구교회 다음으로 많은 확진자가 나온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이날 오전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가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사망자 2명과 의료진 집단 감염까지 발생한 이 병원 시설을 폐쇄 조치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망자가 21일 한 명 더 늘어 두 명이 됐다. 확진자가 16명이 나온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했던 환자(54·여)가 상태 악화로 부산대의료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전날 사망자(63) 역시 청도 대남병원에서 발생했다.

전파 속도 메르스 때보다 빨라 #청도대남병원 환자 2번째 사망 #정세균 “대구·청도 특별관리 할 것” #권영진 “곧 환자 입원 시설 한계”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21일 밝힌 전국 확진자 수는 204명이다. 20일과 21일 각각 53명, 100명씩 늘어났다. 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달 20일 1번 환자가 나온 뒤 21일까지 33일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 204명. 같은 기간 동안 메르스 확진자는 186명이 나왔다. 당시 메르스는 병실이나 응급실을 통해 주로 전파됐고, 지역사회 감염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지금까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은 강원도·울산광역시·세종시 정도다.

방역당국이 지목한 지역감염 확산의 진원지는 신천지대구교회다. 확진자 204명 중 최소 144명이 신천지대구교회와 연관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교회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대구 거주자이나 일부는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광주(4명)·경남(4명)·경북(2명)·서울(1명)에서도 나오고 있다. 해당 교회에서 예배를 보거나 지인을 만난 뒤 각 지역으로 퍼진 것이다. 현재 이들에 의한 2차·3차 감염 실태는 조사 중이다.

대구·경북지역에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확진 환자를 입원시킬 시설 부족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현재 확진 환자 증가 추세를 고려해 볼 때 조만간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군 병원 활용,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을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코로나19 의심환자 선별진료를 위해 의사 51명, 검사 요원 12명, 행정 요원 등 인력 지원을 정부에 건의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했을 때를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비상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집단 발병이 생기는 시기에는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해서 조사(범위, 대상 등)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이란 4단계로 분류되며, 경계는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 감염병이 제한적으로 전파’하는 상황 등에 해당한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만큼 감염병 대응단계를 ‘심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정부에 감염병 위기단계 격상을 건의했다. 확진자가 하루 이틀 사이에 크게 늘고 있는 등 지역사회 감염이 이뤄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전염 확산 시작단계에 접어든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최근 확진자가 급증해 어려움을 겪는 대구·청도 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이란 해당 지역에 대해 통상적인 수준보다 더 강한 수준으로 방역을 강화하는 지역을 뜻한다. 피해사례가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철저한 차단 작업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병상과 인력, 장비 등 필요한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군 의료 인력 등 공공인력을 투입하며, 자가격리가 어려운 분들을 위한 임시 보호 시설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보 수준은 격상하지 않되 ‘심각’ 수준으로 방역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불특정 다수 지역에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환자가 다수 늘어났다면 (위기 경보를) 상향해야 하나 아직은 전국적 확산이 아니라 하나의 요인에 의해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단계”라고 말했다.

최은혜·김나윤 기자, 김여진 인턴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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