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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직 소리 나더니…" 부산 46년된 주택 붕괴, 인부 2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산에서 40년이 넘은 주택을 수리하던 중 건물이 무너져 인부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21일 부산시 연제구에서 발생한 2층짜리 단독주택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5명의 매몰자 중 마지막 매몰자를 구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1일 부산시 연제구에서 발생한 2층짜리 단독주택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5명의 매몰자 중 마지막 매몰자를 구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1일 부산소방본부와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분쯤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에서 리모델링 중이던 2층짜리 단독주택이 갑자기 무너졌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이모(28)씨 등 인부 5명이 무너진 콘크리트에 매몰됐다. 당시 1층에서는 8명이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3명은 긴급 대피해 화를 면했다.

21일 리모델링공사 중 갑자기 무너져 내려 #소방당국, '대응 1단계' 발령하고 구조작업 #경찰, 구조 약해져 무너졌을 가능성에 무게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도착 4분여 만에 이씨와 김모(61)씨를 구조했다. 허리와 다리 등을 다친 두 사람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비교적 가벼운 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몰자 3명 중 이모(61)씨는 사고 3시간만인 오후 2시쯤 구조됐지만, 중태라고 한다. 오후 3시16분쯤 구조된 70대 남성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마지막 매몰자인 60대 여성도 3시45분쯤 구조된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이 여성은 구조과정에서 대원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21일 부산시 연제구에서 발생한 2층짜리 단독주택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5명의 매몰자 중 마지막 매몰자를 구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1일 부산시 연제구에서 발생한 2층짜리 단독주택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5명의 매몰자 중 마지막 매몰자를 구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중상을 입은 있는 20대인 아들, 다른 작업자들과 함께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인근에 사는 주민은 “자동차 사고가 난 것처럼 큰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주택이 무너져 있었다”며 “며칠 전부터 공사를 했는데 사고가 나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무너진 주택은 1974년 사용 승인된 건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연면적 95.3㎡ 규모의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구조가 약해져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사 중 일부 벽과 출입문을 애고 H빔을 세운 사실도 확인됐다.

매몰됐다가 구조된 한 작업자는 “1층에서 전기선 철거작업을 하던 중 ‘찌직~’ 하는 소리가 났고 곧바로 무너졌다”며 “무너진 구조물이 쌓아둔 시멘트 포대 위로 쓰러졌는데 공간이 있어 겨우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21일 부산시 연제구에서 발생한 2층짜리 단독주택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5명의 매몰자 중 세번째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1일 부산시 연제구에서 발생한 2층짜리 단독주택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5명의 매몰자 중 세번째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소방당국은 매몰된 인부가 더 없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중장비를 동원해 추가 구조작업을 벌였다. 사고 여파로 도시가스 배관이 끊겨 한국가스공사 관계자가 긴급 차단조치에 나서면서 인근 주택이 한때 가스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경찰은 붕괴 현장을 감식한 뒤 정확한 붕괴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부산=신진호·위성욱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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