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日크루즈서 내려 돌아간 호주인 2명, 귀국 후 검사에서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

중앙일보

입력

19일 오전 요코하마항 다이코쿠 부두에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해 있다. [교도=연합뉴스]

19일 오전 요코하마항 다이코쿠 부두에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해 있다. [교도=연합뉴스]

일본에 정박 중인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머물다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호주인 2명이 귀국 후 검사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NHK 등 일본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호주 보건부는 이들이 귀국 전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들처럼 선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크루즈 승객 수백명을 이미 하선시킨 상태로, 이들로 인한 감염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호주 보건부 "비행기 탑승 전 검사서 음성 판정 받았다" #일본 정부 "음성 판정받은 사람만 비행기 탔는지 명확치 않아"

호주 보건부는 21일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해 있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머물다 20일 전세기를 타고 돌아간 호주인 160명 가운데 2명이 신종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호주 북부 다윈 공항에 착륙한 후 6명이 가벼운 발열 등의 증세를 보여 검사를 실시한 결과 2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호주 보건부 관계자는 "지난 몇 일간의 크루즈 선박에서의 감염 확대를 감안하면 출발 전에 모든 검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귀국 후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감염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머물다 돌아온 이들을 귀국 후 2주간 격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일본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승객들을 19일부터 추가 격리 없이 순차적으로 하선시키고 있다. 19~20일 이틀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객 중 717명이 하선해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자택 등으로 돌아갔다. 21일에도 최대 450명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방호복을 입은 작업자들이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내린 승객의 짐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방호복을 입은 작업자들이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내린 승객의 짐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객실 내 격리를 시작한 이달 5일 이후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고 따라서 격리 기간 2주를 채운 19일 기준으로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신종 코로나 전파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조건을 충족한 후 호주로 돌아간 이들이 나중에 양성으로 드러나면서 이런 전제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인 아이치의과대의 모리시마 쓰네오(森島恒雄) 객원 교수는 NHK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목에서 채취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양이 매우 적어 검사가 쉽지 않다"면서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객실에서 대기한 후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하선시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더라도, 나중에 양성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후생노동상은 21일 내각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호주에 귀국한 이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후 비행기에 탔는지는 명확치 않다"면서 "누가 어떤 경위를 통해 양성 판정을 받았는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크루즈에서 하선한 사람들이 대중교통으로 귀가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하선한 후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