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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환자 쏟아져 400명 돌파…'우군' 산케이조차 아베 때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감염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日 국내 감염 #감염 경로 확인안되는 사례도 급증 #크루즈선은 이틀새 137명 추가 확인 #산케이 대형 사설서 정부 대응 비판 #"선제적 대응이라 할 수 없다"고도 #일본 정부 "새로운 단계 진입"인정 #한국도 크루즈내 한국인 수송 고심

신종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를 제외한 일본 국내에서만 13일 4명,14일 8명에 이어 15일 12명,16일 6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11일 낮 대형 여객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접안해 있는 요코하마 다이코쿠 부두에 일본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11일 낮 대형 여객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접안해 있는 요코하마 다이코쿠 부두에 일본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승객과 승조원들중엔 15일 67명, 16일 70명이 추가돼 감염자가 355명으로 늘었다.

 이로써 일본내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 감염자는 400명(16일 오후 7시30분 현재 414명)을 넘어섰다.

특히 와카야마(和歌山)현의 한 병원에선 모두 5명의 감염자가 확인돼 소위 ‘병원내 감염’이 현실화됐다.

또 감염이 확인된 도쿄의 70대 택시 기사가 지난 1월 18일 신년회 참석차 탑승했던 야카타부네(屋形船,지붕이 있는 소형 놀잇배)에서 15일에만 7명,16일 2명의 감염이 추가로 확인됐다.

지난 15일~16일 중국인 관광객들이 탔던 이 배에선 11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는데, 이중 택시 기사가 6명이나 포함돼 있어 시민들과 택시 업계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최근의 감염자 폭증 경향과 관련해선 “갑자기 늘어난 것 처럼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자치단체들이 검사 대상을 확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니혼게이자이 신문)는 분석도 있다.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UPI=연합뉴스]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UPI=연합뉴스]

그동안 ‘중국 후베이(湖北)성 등 감염지역을 방문했거나 중국 방문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바이러스 검사 대상으로 정했던 일본 정부가 지난 7일 ‘보다 유연한 검사’를 자치단체 등에 권하면서 결과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감염 사례들중에선 중국과의 접점 등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어 일본 사회에선 “이미 일상생활에서 전염될 수 있는 ‘시중 전염’ 단계, 즉 국내 유행상황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4일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판단할만큼 충분한 역학정보가 모이지 않았다”(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는 입장이었지만, 가토 가쓰노부( 加藤勝信)후생노동상은 15일 기자회견에서 "감염경로가 판명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 이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입장을 바꿨다.

홋카이도(北海道)와 지바(千葉), 가나가와(神奈川), 아이치(愛知),와카야마 등 최소 5개 이상의 현에서 감염경로를 추적할 수 없는 사례들이 확인됐다는 것으로, 아사히 신문은 "국내 감염 상황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가토 후생노동상은 16일 NHK에 출연해서도 "향후 국내 감염이 확대될 가능성을 전제로 (대응)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일본 정부의 입장 변화는 일본 언론등에서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날선 비판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본 언론들중 가운데 아베 정권을 가장 적극적으로 후원해온 산케이 신문 조차 ‘정부는 명확한 발언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제목의 15일자 대형사설에서 아베 정권의 대응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아베 정권의 대응을 정면으로 비판한 산케이 신문 15일자 사설. 서승욱 특파원

신종 코로나에 대한 아베 정권의 대응을 정면으로 비판한 산케이 신문 15일자 사설. 서승욱 특파원

산케이 사설은 “아베 정권 인사들의 발언들은 너무나 이해하기 어렵고 모호하다”,"적확한 발언이 없을 경우 사람들은 정부를 의심하게 되고, 불안과 혼란이 확산될 위험이 있다","아베 총리와 스가 관방장관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하지만 과연 정말 그렇게 하고 있느냐"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남아있는 자국민 380여명 중 희망자들을 수송하기 위한 미국의 전세기 2대가 16일 밤 일본에 도착했다.

한국 정부도 한국인 승객·승조원 14명을 수송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귀국 희망자는 채 절반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13일 신종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격리된 재일동포 60대 여성 K씨(오른쪽)가 남편과 함께 베란다에 걸어둔 태극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지난 13일 신종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격리된 재일동포 60대 여성 K씨(오른쪽)가 남편과 함께 베란다에 걸어둔 태극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승객들중엔 일본에 거주하는 교포들이 대부분이고, 또 일본 정부의 격리 시한인 19일이 임박한 만큼 "한국으로 돌아와 또다시 격리되느니 며칠 더 참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도쿄=서승욱·윤설영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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