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조현아의 반격…“조원태 한진칼 대표 바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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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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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간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그룹에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재반격에 나섰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의 기반인 레저사업을 매각하는 반격의 카드를 내놓은 바 있다.

김신배·배경태·김치훈 후보 추천 #‘사내·외이사 전면 교체’ 주주제안 #이사회 의장, 대표이사 분리 요구도

조 전 부사장과 KCGI·반도건설그룹 등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하 3자 연합)은 13일 “한진그룹 정상화의 첫발을 내딛기 위해서 한진칼에 주주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공동으로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한진칼 사내이사로 추천한 전문경영인이다. 현재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사장이 공동으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들 대신 다른 인물이 한진칼을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 3자 연합의 주장이다.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통제본부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에 대해서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태평양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하는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의 연임에 3자 연합은 부결 의견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진칼 이사회 구성.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진칼 이사회 구성.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진칼 이사진을 개편하기 위해서 3자 연합이 추천한 후보는 더 있다.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학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 4명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현직 사외이사(이석우·주인기·신성환·주순식) 중에서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를 제외한 3명과 더불어, 사외이사진을 7명으로 개편하자는 주장이다. 태평양은 “이석우 변호사 연임에도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6명인 이사진을 11명으로 확대하는 이유에 대해서 3자 연합은 “참신하고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과 외부 전문가를 선임해야 한진그룹이 위기를 벗어나고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추천한 이사를 선임하기 위해서는 주주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32.06%다. 여기에 국내·외 기관투자가나 소액주주 지지를 18% 이상 확보한다면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인력 개편과 함께 이사회 강화 방안도 내놨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고,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자는 안건이다. 더불어 이사회 내부 소위원회인 거버넌스위원회·준법감시윤리경영위원회·환경사회공헌위원회를 추가로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또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보상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도 포함했다. 보상위원회가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 지급을 통제하자는 것이다.

전자투표제도 요구했다.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 현재 경영진에 반대하는 소액주주의 지지를 상대적으로 손쉽게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3자 연합은 “소액주주의 권익을 강화하기 위한 안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사회가 남성으로만 구성되지 않도록 한진칼 정관에 양성 확보 규정을 도입하자는 주장도 펼쳤다. 현재 한진칼 사외이사는 전원 남성이다. 3자 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중엔 여은정 교수가 여성이다.

3자 연합이 이날 주주제안을 접수함에 따라 한진칼은 오는 2월 말 이사회를 개최하고 주주총회에 올릴 안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여기서 확정된 안건은 오는 3월 말 주주총회에서 다룬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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