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 5억8000만원 빼돌린 의혹, 여주대 전 총장·부총장 검찰에 넘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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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공사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업체들에게 뒷돈을 받거나 공사비를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수억 원을 챙긴 전직 대학 총장과 부총장 등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상 횡령과 배임수재 등 혐의로 여주대 전 대학 행정팀 처장 A씨를 구속하고 전 총장 B씨와 전 부총장 C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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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 빼돌려 공무원 등에게 뒷돈 건네 

이들은 2012~2015년 학교 내 공사를 맡을 건설업체나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의계약을 하는 대가로 업체들로부터 뒷돈을 챙기거나 공사비를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교비 등 5억8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2012~2015년 당시 이 학교 대학 행정팀 처장으로 재직하던 A씨가 교비 횡령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지난해 11월 구속했다. B씨와 C씨도 사실상 A씨의 범행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보고 '공범'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A씨가 뒷돈을 받는 것 등을 알았지만 지시하진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금 장부 속 관련자들은 부인 

빼돌려진 비자금은 공무원 등에게 뇌물로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여주시의 한 공무원이 여주대의 시설변경 관련 인허가 과정에서 여주대 측에 특혜를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확인하고 이 공무원도 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넘겼다. 해당 공무원이 50만원 정도의 상품권을 받아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중앙포토]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중앙포토]

이번 수사는 경찰이 A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비자금 장부를 지난해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2012~2013년에 집중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장부에는 비자금을 공사비를 어떻게 부풀리고 공무원들에게 얼마를 전달했는지 등이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작성한 비자금 장부에 적힌 사용처를 확인해 봤지만, 관련자들이 부인하고 있고 7~8년 전에 벌어진 일이라 물증 확보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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