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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행 티켓 실타래처럼 얽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월드컵축구 아시아대표선발전이 의외의 승부속출로 난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첫날(12일) 강력한 후보였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복병 중국에 2-1로 역전패한데 이어 17일에는 약체로 평가되던 아랍에미리트가 중국에 2-1로 역전승, 대 파란을 일으켰다.
17일까지 참가 6개국이 모두 2게임씩을 치른 현재 사우디아라비아(1무1패) 중국(1승1패) 북한(1무1패)이 1패씩을 기록했으며 한국(1승1무)과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던 카타르(2무) 아랍에미리트(1승1무) 가 무패를 마크, 본선진출 2개 팀의 전망이 혼미에 빠져들였다.
이날 중국과 아랍에미리트 경기에서 기동력과 조직력을 앞세운 중국은 3만여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후반18분 MF당야오동(당요동)이 전광석화 같은 중거리 슛을 터뜨려 기선을 잡았다.
그러나 브라질의 명장 자갈로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는 후반 43분쯤 얻은 코너킥을 수비수 무바라크의 멋진 헤딩슛으로 동점을 만들고 1분 뒤 스트라이커 탈리야니가 중거리 슛을 터뜨려 기적적인 역전극을 펼쳤다.

<개인기 앞서 중국에 승산 충분 "내레 주성이한테 한방 맞았지">
○…한국의 본선진출에 최대걸림돌로 여겨지고 있는 중국은 비록 아랍에미리트에 불운하게 덜미가 잡혔으나 여전히 무시 못할 다크호스라는 게 지배적인 분위기.
중국은 참가팀 중 유일하게1-4-3-2의 독특한 포메이션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는 90분 동안 충분히 뛸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려운 시스템. 따라서 중국은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한 기동력과 조직력이 돋보이는 강팀으로 한국에 큰 위협을 주고 있다.
수비에서는 수비형 링커인 가오셍(고승·) 이 스토퍼로 변신, 야으슈취안(요수전·⑤)과 함께 투 스토퍼를 형성, 상대공격수를 철저히 봉쇄함으로써 철벽의 수비벽을 구축하고 있다.
공격에서는 양 풀백이 오버 래핑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른쪽 풀백인 주보(주파·②)와 미드필더인 셰위신(사육신·⑦), 당야오동(당요동·⑧) 이 번갈아 가며 플레이메이커로 크게 활약, 한국으로서는 경계인물로 꼽히고있다.
이회택 감독은『제공력이 좋은 류하이광(유해광·⑨) 과 개인돌파가 뛰어난 우췬리(오군립·⑥)등 투톱이 경계의 대상이지만 윤덕여와 정용환이 충분히 커버할 수 있으며 오히려 중거리 슛이 뛰어난 플레이메이커 당야오동과 셰위신을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
한편 중국의 노련한 스위퍼이자 수비라인의 핵인 야오슈취안(26)이 20일 벌어질 한국과의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되어 한국팀으로서는 큰 보탬.
유고 1부 리그팀에서 활약하다 이번 월드컵예선 때문에 귀국, 대표팀에 합류해 주장을 맡고있는 지아는 시야가 넓고 경기경험이 풍부, 전체적으로 팀을 리드하고 있는데 1차 예선에서 경고를 받은 데 이어 17일의 경기에서도 경고(후반38분)를 받아 1게임을 뛸 수 없게 되었다.
상대팀의 스트라이커 전담 맨인 지아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경기에서 개인기와 돌파력이 뛰어난 마제드와 알헤다위를 철저히 봉쇄하는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남북한선수들이 스스럼없이 어울려 오래도록 얘기와 웃음꽃을 피웠다.
17일 중국-UAE전을 관전 나온 남북한선수들은 본부석우측 스탠드에 삼삼오오 짝지어 앉아 전날 경기얘기로부터 전에 만났던 선수들의 안부, 서로의 신상, 양국의 축구얘기 등으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북한의 김정민 코치는 한국의 허정무 트레이너에게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7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만난 적이 있음을 상기시키자 허 트레이너도 당시 북한팀 주장을 맡았던 김 코치가 생각난다고 대꾸, 담소가 이어졌다.
또 한국의 박경훈은 북한의 김광민 등과 앉아 김이 입고있는『KOREA IS ONE』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에 대해 묻자 금은 평양축전 기념셔츠라며 즉석에서 바꿔 입자고 제의.
김은 다시 박에게『어제경기에서 다친 선수가 없느냐』고 물은 후『없다』고 하자『내레 주성이에게 한방 맞았지』하면서 오른쪽 발등을 내보이기도 했다.

<남북화합 한자리>
중국-UAE전을 관전 나온 남북한선수들이 관중석에 함께 어울려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앞줄이 북한선수들이고 최순호·백종철·김상호·정용환(뒷줄 좌로부터)이 그 뒤에 앉아있다.【싱가포르=허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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