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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북 선원 강제 북송에 좌절감, 출마 결심”

중앙일보

입력

“자유를 찾아 북에서 갓 넘어온 새내기 대한민국 국민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당당히 그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음을 보여드려서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다시금 증명하고자 합니다.”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 공사가 11일 직접 밝힌 4ㆍ15 총선 출마 이유다. 그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따라 통일정책이 입안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현재의 대북 정책과 통일 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만 흘러가고만 있어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입당과 4?15 총선 지역구 후보 출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입당과 4?15 총선 지역구 후보 출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태 전 공사가 지역구에서 당선되면 탈북자 출신 첫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다. 비례대표로는 1994년 탈북한 조명철 전 통일교육원장이 2012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태 전 공사는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 내의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저의 옛 동료들인 북한의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에는 제가 북한 인권과 북핵 문제의 증인이었듯이 북한에는 자유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외무성 부국장을 지낸 태 전 공사는 주영 북한 대사관에서 일하던 2016년 가족과 함께 망명했다. 태 전 공사는 “평생을 북한의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 같은 이도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의 주민들과 엘리트들이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은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운데)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과 4.15 총선 지역구 후보 출마 발표 기자회견에서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중앙포토]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운데)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과 4.15 총선 지역구 후보 출마 발표 기자회견에서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중앙포토]

다음은 일문일답.

어느 지역에 출마하나.
“당의 결정 따르겠다. 그리고 저는 대한민국을 믿고 사선을 넘어왔다. 문재인 정부는 저를 야당의 한 후보가 아니라 통일 정책의 파트너로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저는 대한민국 정부를 믿고 신뢰한다.”
경호 문제는.

“정부의 조치를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고 가려고 한다.”

현 대북정책 통일정책에 큰 좌절 느꼈다고 했는데.
“가장 크게 좌절감을 느꼈던 건 북한에서 여기에 내려왔던 청년들이 범죄자냐 아니냐에 앞서 그들을 북한에 돌려보낸 사실을 보며 큰 좌절감을 느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의정활동을 해야겠다는 뜻을 갖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2명을 배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내려온 '살인자'라는 이유로 조사 5일 만에 판문점으로 강제 북송해 인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보나.
“저는 시종일관 북한 김정은 정권은 절대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했다.”
출마에 대해 가족들 반응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아버지가 오랜 기간 고민 끝에 선택한 결정이라고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응원하겠다고 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태 전 공사를 서울 강남 지역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은 황교안 대표는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당과 뜻을 같이하면서 큰 뜻을 펼쳐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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