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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AMA는, AMA도 '아니 뭘그렇게 알려고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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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AMA

[출처: 셔터스톡]

[타로핀’s 코린이 개나리반]  국내의 대형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인기 서비스 중 하나는 ‘지식IN’이다. 사용자가 질문을 올리고 사용자가 답변을 달아주는 지식 교류 서비스다. 그곳에 올라오는 가지각색의 다양한 질문에 대해 장르를 불문하고 분야를 불문하며 답변을 달아주는 이들이 있다. 그런 척척박사들을 보며, 그들의 지식과 지혜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게 된다. 그렇게 세상에 이름을 알린 ‘네임드(named)’들은 자신 있게 대중에게 말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고.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가 AMA 되겠다. ‘Ask Me Anything’의 줄임말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로 생각하면 된다. 지식IN의 네임드가 자신 있게 외쳤듯이 프로젝트의 관계자들도 투자자들을 상대로 어떤 궁금증이나 어떤 질문이라도 막힘 없이 거리낌없이 소통하고 답변을 하겠다고 진행된다.

블록체인이라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기술을 바탕으로 소수의 인원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탓에 관계자들은 프로젝트의 수익 모델과 실현 가능성, 시장 위험요소 등 많은 분야에 관해 많은 고민과 성찰을 해왔을 테다. 그 생각들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어떤 질문이나 궁금증에도 답변이 가능하다. 

초기 AMA는 프로젝트에 관해서 설명을 하고 설명만으로는 부족한 내용이나 추가로 궁금한 항목을 부담 없이 물어봤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질문에 답해주고 자신들의 생각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 자체가 아닌 개발자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이용됐다. 프로젝트에 대한 개발자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됐지만, 언제나 문제는 악용하려는 집단이 등장하면서부터다. 척척박사는 아니지만 아는 척, 있는 척을 해야 하는 스캠 프로젝트의 등장이다. 블록체인의 노드를 위성에 담아 우주로 날리겠다는 등의 허구 맹랑한 이야기에도 서로 자기 돈을 가져가라며 ICO가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이를 보며 투자자를 순수 혈통의 ‘흑우’로 본 그들은 의례 다른 프로젝트들이 그러했듯 AMA를 진행했다. 진행했다가 생각지 못한 투자자의 질문과 현직에 있는 전문가의 지적에 “음… 어… 그러니까… 그게 아니고요”를 반복하며 망신을 당하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AMA, 아마도

이미 망신을 당했거나, 안 봐도 뻔하게 망신을 당할 것 같은 프로젝트들은 대본 없이 진행되는 오프라인 행사를 꺼린다. 이들을 위해 이들에게 녹봉을 받는 마케팅 업체들이 제시한 해결책이 있으니, 유튜브나 커뮤니티 채널에서 진행되는 온라인 AMA다.

온라인의 장점은 코스프레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업체와 홍보자료를 기사로 써주는 미디어는 공명정대하게 AMA를 진행하는 주최 측으로 코스프레한다. 프로젝트 직원은 우호적인 예비 투자자로 코스프레 한 채 AMA에 참여한다. 

관심이 없는 프로젝트의 AMA를 북적이게 하기 위해 질문 채택자에게 선물을 주겠다며 질문 공세를 독려한다. 질문을 받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사전 질문을 받거나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 중에서 취향에 맞는 질문으로 채택한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돋보이는 질문들과 자신들이 유리하게 주도할 수 있는 질문들에 취향 저격당한다. 사전 질문 참여자는 속이 뻔히 보이지만 상품을 위해서 프로젝트 관계자의 취향에 맞는 질문을 던져댄다.

개발사의 언행에서 모순이 드러나는 걸 지적하는 질문이나, 해당 프로젝트 이전에 저지른 과오에 대한 지적처럼 프로젝트 관계자의 심기를 거스르는 질문은 눈을 질끈 감고 못 본채 넘어간다. 온라인 AMA에서 나오는 질문들이 한결같은 까닭이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요?”

A: “현행 구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적용했습니다”

Q: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A: “대형 거래소랑 상장 협의 중이며 우상향할 겁니다”

아니, 뭘 그렇게, 알려고 그래?

AMA는 미리 준비해온 답변을 읽기만 하는, 번지르르하게 포장된 이야기만 주고받는 행사는 아니었다. 스타트업에 속하는 개발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난간과 예상치못한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난간과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해 여러 계획과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스스로 해결이 힘들기에 자문을 얻기 위해 대가를 제공하고 어드바이저를 초빙하고 있잖은가?

어떤 질문에 대해 솔로몬의 해안이 담긴 답변을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홈페이지나 백서를 한 번만 훑어보더라도 던질 수 있는 질문들을 통해서 개발사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구상하는 목표를 알고 싶은 바람이다. 더 간단하게는 한탕하고 튈 사기꾼들인지, 진심으로 열정을 담고 진행하려는 개발사인지가 알고 싶은 거다.

마지못해 남들 하니까 AMA를 진행하고, 무능과 부패가 들통날까 봐 투자자들과 직접 대면하지 못하고, 공개적으로 망신당할까 봐 질문과 답변을 짜고치는 프로젝트들을 좋게 볼 수는 없을 테다. 솔직히 말해서 그건 스캠이니까.

타로핀(ID) ‘코린이 개나리반’ 포럼 운영자

※외부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합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조인디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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