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임종석에 호남 선대위장 요청…김의겸은 후보검증 1시간 전 “불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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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임종석(左), 김의겸(右)

임종석(左), 김의겸(右)

3일 임종석·김의겸의 운명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4·15 총선서 호남 지역을 총괄하는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요청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17일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최근 민주당의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에게 호남 선대위원장을) 요청했고, 다만 울산 관련된 지금 (검찰 수사) 상황이 있기 때문에 (임 전 실장은) 일단 그 문제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라며 “지혜롭고 책임있게 잘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총선 출마에 대해선 “본인이 선택할 문제인데 출마·불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임 전 실장은 그간) 당의 총선 승리에 필요한 기여는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오세훈 대항마’(서울 광진을)로 검토되곤 한다.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검증위) 간사인 진성준 전 의원은 지난 2일 “당으로선 임종석이라고 하는 자원이 꼭 필요하고 그야말로 격전지에 내보내고 싶은 게 사실”이라며 “그러자면 임종석 전 실장이 자신의 (은퇴) 선언을 번복할 수 있는 명분을 좀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 명분을 당에서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호남, 어차피 민주당이 싹쓸이할 것 같던데 무슨 꿍꿍이속인지. 플랜 B를 위해 뭔가 열심히 궁리하는 모양”이라며 “임종석씨, 저분(양 원장) 말에 혹하지 말라. 국민 앞에서 약속한 대로 남은 인생 통일 운동에 바치라”고 논평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제는 멈춰 설 시간이 된 듯하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9일 전북 군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47일 만이자 검증위 회의가 열리기 1시간 전이었다.

스스로 “때론 몸부림도 쳐봤다”고 토로할 정도로 그는 출마 의사가 강했다. 논란이 된 흑석동 상가는 팔았고 시세차익 8억8000만원 중 세금·금융비용·중개수수료 등을 제외한 3억7000만원을 한국장학재단에 기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지난달 30일), 이해찬 대표(1일)에게 구명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당의 부적격 의견을 넘어설 순 없었다. 양 원장은 기자들에게 “당이 이 문제에 관해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고, 본인이 명예로운 선택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냐는 당내 기류를 (김 전 대변인이) 잘 알고 결정하신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비례당 대표 한선교 추대=자유한국당은 이날 비례대표용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대표로 한선교 의원을 추대했다. 황교안 대표가 선거에 불출마하는 한 의원에게 직접 요청했다고 한다.

김효성·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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