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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외출자제, 단체헌혈 연기”…부산 혈액수급 비상

중앙일보

입력

헌혈하는 모습. [사진 부산혈액원]

헌혈하는 모습. [사진 부산혈액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여파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이 늘면서 헌혈의 집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단체헌혈을 연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부산혈액원,현재 2일분 혈액만 보유 #혈액수급 경계단계,곧 심각단계 진입 #매일 다른지역에서 혈액 가져오기도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은 부산지역 하루 혈액 소요량이 427유닛이지만, 적혈구제제 기준 현재 혈액 보유량은 2일분(868유닛) 정도밖에 안 된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혈액 수급 ‘경계’ 단계이다.

혈액은 보통 5일분 이상을 비축해둬야 한다. 하지만 보유 혈액량에 따라 5일분 미만은 관심, 3일분 미만은 주의, 2일분 미만은 경계, 1일분 미만은 심각 단계 나눠 수급을 조절한다.

부산지역 혈액 보유량은 전국 평균 보유량 3.5일분(1만8216 유닛)에도 크게 못 미친다. 특히 수요가 많은 A형과 O형 혈액 보유량은 1.4일분과 1.8일분에 지나지 않는다. AB형도 1.8일분만 보유하고 있다. B형 혈액만 3.3일분으로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헌혈자가 없어 비어있는 헌혈의 집. [사진 부산혈액원]

헌혈자가 없어 비어있는 헌혈의 집. [사진 부산혈액원]

부산지역 혈액 보유량 부족 현상은 동절기가 시작된 작년 말부터 지속하고 있다. 동절기는 학교방학 등으로 단체 헌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계획된 단체헌혈이 연기되는 사례가 늘면서 혈액수급 사정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혈액원 측은 밝혔다.

부산혈액원 관계자는 “우한폐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단체헌혈 연기가 늘어날 경우 곧 혈액 수급 단계 중 ‘심각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산혈액원은 매일 오전·오후 두 차례 다른 지역에서 혈액을 가져오는 등 수급조절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부산은 혈액 수요가 많은 대형병원과 고령자가 많지만, 헌혈량은 적어 늘 혈액 부족사태를 빚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 수술을 위해 요청하는 만큼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해 긴급 수술이 지연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부산혈액원은 헌혈 참가를 호소하는 길거리 헌혈 캠페인을 벌이는 등 헌혈증진 활동을 펴고 있다. 헌혈과정에서 우한 폐렴 감염을 막기 위해 발열과 여행기록, 호흡기 증상 등을 철저히 확인한 뒤 헌혈을 받고 있다고 홍보 중이다. 부산에선 헌혈의 집과 부산혈액원 등 14곳에서 헌혈을 받고 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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