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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로 착각" 한글 광고 홍수 |태극기 못 흔들게 응원단에 경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재일 교포 열렬한 응원>
○…한국의 첫 경기가 열린 싱가포르 국립 경기장은 온통 한국의 물결로 일색. 관중석에는 「필승 대한건아」「싱가포르에서 축배를, 로마에서 4강 기적을」이라는 대형 플래카드와 태극기가 수를 놓았고 그라운드를 둘러싼 펜스 광고에도 대회공식 스폰서인 현대·럭키금성·라피도 등 한글 간판이 대부분을 차지, 마치 서울에서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듯한 인상.
본부석 맞은편에는 창이 국제공항 확장 공사를 하고있는 현대건설 직원들을 비롯, 서울에서 월드컵 축구 관광차 온 축구 팬 등 5백여 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어깨동무한 채 아리랑 등으로 선수들을 격려했고 본부석 주변에는 축구인 들과 대사관 직원 등 20여명씩이 모여 성원을 보냈다.
특히 본부석 하단에는 일본 가와사키에서 응원을 온 박남회씨 (박남회·52)등 4명의 교포들이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한국 이겨라」를 목청껏 외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첫날 관중 충돌이 원인>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대형 태극기를 준비했던 응원단은 대회 조직위 측이 사용을 금지하는 바람에 실망.
대회 조직위 측은 첫날 사우디아라비아 응원단과 관중들간에 충돌 위기까지 발생하자 경기장의 과열 응원을 막기 위해 가급적이면 심한「응원을 자제해줄 것을 요구하고 경기장내 대형태극기 반입을 금지.
경기장 경비원들은 한국 응원단의 깃대를 입구에서 압수하고 태극기만을 허용했으나 그나마 관중석에서는 일체 흔들지 못하도록 엄중 경고.

<2만 관중들 심한 야유>
○…이날 경기장에 온 2만여 명의 관중들은 전반에 카타르가 경기를 지연시키고 후반 시작 때늦게 그라운드에 나오자 일제히 야유.
수비에 급급하던 카타르는 고의적으로 볼을 멀리 차내고 골키퍼도 차는 것을 늦추었다.
이 때문에 카타르는 후반에서도 관중들로부터 심한 야유를 받았는데 결국 스트라이커인 무바라크와 수비수인 데함이 비신사적 행위로 경고를 받았다.

<한국팀 전력분석 열중>
○…이날 경기장에는 다음 상대인 북한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중국·아랍에미리트 등 4개국의 코칭 스태프들이 총 출동, 한국팀 전력분석에 열중.
북한 코치 진은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을 일일이 체크, 슈팅 장면을 도면으로 그리기도-. 박두익 (박두익) 감독은 경기 후 『한국팀이 잘했는데 골 운이 없었다』고 코멘트 했으나 아랍에미리트에 전날 비긴 북한과 같은 입장이 된 것이 다행이라는 표정이 역력.

<싱가포르 임병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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