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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복 찾는 직장 남성 많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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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남성들도 본격적으로 기성복을 입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822년 13% (국제양모 사무국 한국 지부조사)에 불과하던 신사복 기성화율이 최근 55%(업계 추산)에 달하고 있고 남성 기성복 시장규모도 연간 5천억 원이나 되고 있다.
80년대 전반 기성복 착용률이 이미 55∼82%에 달했던 오버코트·콤비상의·바지에 비해 맞춤 의존도가 크게 높았던 신사복(상하)의 기성화 붐이 더욱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것은 약3년 전 유명백화점의 경우 연평균 25%의 매출 신장을 했고 각 메이커 직매장의 경우 매년 2배 가까운 신장세를 보이고있다.
신세계 백화점 판매1부 천일동씨는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에 이르는 샐러리맨들이 고객 층의 주류』라고 말하고 『사이즈와 색깔이 다양한 것이 기성복을 선호하게된 주된 이유』로 진단했다.
즉 최근에는 가슴둘레·허리둘레·팔 길이·엉덩이 둘레를 주로 해서 23∼35가지로 사이즈를 세분화해 거의 맞춤에 가까울 정도로 몸에 맞는 옷을 고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 또 전국 매장이 50곳이 넘는 대형 브랜드의 경우 물량이 많은 만큼 다양한 색깔의 원단을 사용, 맞춤점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다.
여기에 ▲제품간의 비교가 쉽고 ▲구입 후 즉시 착용할 수 있는 등 기성복 특유의 장점과▲백화점 등을 이용할 경우 할부 구매가 쉽다는 이점이 있어 기성복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신사복 매출의 약60%가 크레딧 카드에 의한 구매이며 이 가운데 약3분의 2가 할부 구매를 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기성 신사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세분화·고급화 경향. 기성복 5대 메이커로 꼽히는 삼성물산·럭키금성·제일모직·캠브리지 멤버스·코오롱에서 나오는 브랜드만도 27종이나 된다. 고급품일수록 수입 소재나 순모를 사용하며, 기계로 처리할 경우오차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수제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올 추동 신사복에서 특히 두드러진 것은 순모 제품의 증가. 코오롱 남성복부 김중모 과장은 『전 제품 중 순모 제품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작년에 비해 10% 가량이 증가된 것』이라고 밝혔다.
제일모직 하티스트 노만장 과장도『이번 추동 제품 중 순모 제품은 약75%』라고 밝히고『캐주얼 정장류인 캐릭터 브랜드에서도 유럽풍·복고풍의 영향으로 소재가 고급화되고 실루에트도 우아한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복장 기술경영 협회가 12일 오후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가진 「90 스타일 한국청자선 발표회」에서도 ▲상의의 경우 홑자락에서 겹자락으로 ▲바지는 앞 주름과 접단의 사용이 늘어나며 ▲색상은 청색·회색·고동색 등이 추동패션 경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동 신사복의 가격은 이탈리아·독일·영국 등지에서 생산된 순모 수입 소재를 사용한 라이선스 브랜드의 경우 45만원, 국산은 순모제품이 28만원 내외, 혼방은 18만∼20만원선. 작년에 비해 5∼8% 오른 가격이다.
신세계, 천일동씨는 『일본의 경우 기성화율이 70%를 웃돌고 있다』면서 앞으로 남성 기성복 시장은 적어도 5년간 계속 팽창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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