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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에 갇힌 자국민을 구하라'...각국 정부 긴급 '수송작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8일(현지시간) 우한 톈허 국제공항에서 조종사가 방진복을 입고 있다. [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우한 톈허 국제공항에서 조종사가 방진복을 입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중국 우한시에 갇힌 자국민 구출에 나섰다. 지난 28일부터 시작해 오는 30일까지 전세기를 동원한 세계 각국의 자국민 수송 행렬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미·일·프·독 등 28~30일 사이 우한으로 전세기 보내 #미국은 이송자 공항에 2주 격리, 일본은 별도 관리 안 해 #프랑스, EU는 무증상자만 우선 이송

중국 정부는 2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우한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와 기차, 시내 대중교통 운영 등을 모두 금지한 상태다. 외부에서는 택시도 들어올 수 없다. 사실상 우한을 고립시킨 것이다.

자국민을 구하기 위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건 미국과 일본이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28일 중국 우한에서는 미국 국민 240명을 태운 전세기가 공항을 떠났다. 전세기에는 우한미영사관에 근무하던 외교관들과 우한시에 체류하던 미국인들이 탔다. 탑승객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기착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 검사를 받는다. 감염자로 드러나면 바로 격리 조치에 들어간다.

전세기는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 온타리오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여기서도 송환자를 상대로 검역이 이뤄진다. 온타리오 국제공항은 미국 정부가 비상사태로 해외에서 송환된 미국인들을 수용하도록 지정한 공항이다. 미국 당국은 최대 2주까지 이들을 공항에 수용할 수 있게 준비 중이다.

29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서 탈출한 이들을 실은 비행기가 일본 하네다 공항에 착륙해 있다.[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서 탈출한 이들을 실은 비행기가 일본 하네다 공항에 착륙해 있다.[AP=연합뉴스]

일본도 28일 오후 전세기를 띄웠다. 206명의 일본인을 태운 비행기는 29일 오전 하네다 공항으로 돌아왔다. 귀국을 희망한 일본인은 약 650명으로 일본 정부는 이들을 순차적으로 귀국시키겠다고 밝혔다. NHK에 따르면 검역 결과 5명이 "몸이 좋지 않다"고 호소해 전세기 내에서 다른 이들과 격리된 공간에 머물렀다. 이들은 도착 후 병원으로 후송됐다.

나머지 201명은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로 이동해 바이러스 검사를 받는다. 여기서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자택에서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다만 자택이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경우엔 정부가 마련한 도쿄 인근 시설에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한 뒤 음성 판정을 받고 귀가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오는 30일 우한에 첫 전세기를 보낼 예정이다. 첫 비행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증상이 없는 이들만 태우기로 했다. 감염 증세를 보이는 이들은 다른 전세기로 추후에 이동시킬 계획이다. 우한에 있는 프랑스인 500~1000명이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프랑스 정부는 정확히 몇 명이 탑승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송된 자국인들은 파리의 의료시설에서 14일간 격리돼 검사를 받은 뒤 집으로 돌려보내 진다.

독일 정부는 29일~30일 사이에 우한에 군용 수송기를 보내 90명의 자국민을 데려올 계획이다.

EU도 프랑스의 요청에 따라 추후항공기 두 대를 보내 EU 시민들을 본국으로 소환한다. 첫 항공기에는 프랑스인 250명이, 두 번째 항공기엔 프랑스인을 뺀 EU 시민 100명이 탑승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없는 이들만 탑승할 수 있다.

우한 갇힌 자국민‘수송작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우한 갇힌 자국민‘수송작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6일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도 우한 내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상을 하고 있다. 러시아·스페인·미얀마·태국 정부도 중국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모로코(100명)와 스리랑카(860명), 인도(300명), 카자흐스탄(98명) 정부도 각기 우한에 머무르는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다.

캐나다는 27일 외교부 장관이 "현재로써는 전세기 투입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정비고에서 정비사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 고립된 한국인 700여명의 국내 송환을 위해 30~31일 대한항공 전세기를 4차례 급파한다. 최정동 기자

29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정비고에서 정비사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 고립된 한국인 700여명의 국내 송환을 위해 30~31일 대한항공 전세기를 4차례 급파한다. 최정동 기자

한국 정부는 오는 30~31일 전세기 4편을 투입한다. 700여 명이 전세기로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다. 다만 의심 증상을 보이는 이는 탑승하지 못하게 했고, 이송된 후엔 14일 동안엔 지정 시설에서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정부는 어느 지역에 이들을 격리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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