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객 씀씀이 헤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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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나라 해외여행객들의 씀씀이가 너무 헤프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구두쇠처럼 알뜰 관광을 즐기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외에 나가 외화낭비가 너무 심하다.
이 때문에 무역외수지흑자폭도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87년 해외여행 자유화이후 해외여행객이 계속 늘어 금년1∼8월중 여행자는 전년동기에 비해 72%늘어난 79만2천명에 달했으며 이에 따른 여행경비지출은 15억1천만달러나 되었다.
특히 1인당 여행경비는 지난 동기의 1천6백54달러에서 금년에는 1천9백3달러로 15·1%늘어 여행자수 증가와 함께 씀씀이가 더욱 헤퍼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중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1백78만6천명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들이 쓴 외화는 21억5천만달러로 1인당 여행경비는 작년의 1천3백31달러보다 오히려 줄어든 1천2백6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87년 9억8천만달러, 88년 12억7천만달러의 흑자를 보였던 무역외수지는 올 들어 크게 줄어 1∼8월중 실적은 전년동기 7억달러의 3분의1수준 2억3천만달러에 그쳤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로 외채가 줄어들고 대외자산이 늘어나는 등 투자수익수지가 올 들어 크게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객들의 과소비로 여행경비가 크게 늘어 무역외수지 흑자 폭은 오히려 줄고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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