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빠진 트럭에 뛰어들어 2명 살린 수퍼맨…LG의인상에 김진운ㆍ허경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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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진운, 하경민(오른쪽)씨. [사진 LG복지재단]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진운, 하경민(오른쪽)씨. [사진 LG복지재단]

LG복지재단은 바다로 추락한 트럭에서 여성 2명을 구조한 김진운(47)씨와 아파트 화재현장에서 주민을 대피시킨 하경민(35)씨를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진운씨는 지난 4일 오전 전남 여수시 소호항 인근 도로에서 화물트럭이 마주 오던 차량을 피하려다 3m 아래 바다로 추락하는 것을 목격했다. 차량이 점점 가라앉고 있는 긴박한 상황. 낚시배 선장인 김씨는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차량에 다가갔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 김씨는 차량 근처에 정박돼 있던 바지선에 헤엄쳐 올라가 철제 의자를 가져온 후 유리창을 부순 뒤 맨손으로 뜯어내 여성 2명을 구해냈다.

김씨는 차디찬 겨울바다에서 20여분간 사투를 벌였고, 손은 만신창이가 됐다. 하지만 그는 침착하게 두 여성을 진정시키고 119에 신고한 뒤 구조대에 이들을 인계했다. 척추가 굳어가는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김씨는 "긴박한 상황이라 신고할 겨를이 없었다. 무조건 사람을 먼저 구해야겠다고 생각해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수상자인 하경민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거주하는 경남 창원시의 아파트 옆 동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곧바로 달려가 1층부터 계단을 뛰어올랐다. 각층 현관문을 일일이 발로 차고 '불이야'라고 크게 외치면서 주민들을 대피하도록 했다. 화염과 연기가 가득찬 11층에서는 화상을 입은채 계단에서 꼼짝못하던 여성을 1층까지 직접 업고 내려왔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자신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망설임 없이 뛰어든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함께 격려하자는 뜻에서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LG는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들에게 수여하던 ‘LG 의인상’을 지난해부터 사회와 이웃을 위한 선행과 봉사로 귀감이 된 시민들로 확대해 지원하고 있다. 김씨와 하씨를 포함해 지금까지 119명이 수상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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