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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설레발" 비난 이틀 뒤···靑 "지킬 것 지키자" 유감 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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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한 데 대해 “설레발”, “주제넘은 일” 등의 표현으로 비난한 지난 11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에 대해 이틀이 지난 13일 유감을 표명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고문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따로 언급해 드릴 내용이 없다”면서도 “다만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선 남북이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또 서로 지켜야 할 것은 지켜나가는 그런 노력을 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대남 비난 담화에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이번 담화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과도한 표현을 사용하며 비난하자 우회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지난해 8월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북한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하늘을 보고 크게 웃을)할 노릇”이라고 비난하자, 다음날 “도를 넘은 무례한 행위”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통일부가 확인해드릴 사항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 생일 축하 메시지가 한·미 양국의 채널로 북측에 전달된 데 대해서도 “확인해드릴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담화가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제안한 남북 협력에 대해 ‘거절’ 의사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계속해서 북한의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만 답했다.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기조라고 보느냐는 지적엔 “작년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작년 말 북한에서 당 전원회의가 있었고, 이후 북한의 대남 언급이나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당 전원회의 보고에서 대남 메시지가 없었던 만큼 이달 중 관련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로이터=연합뉴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김계관 고문은 담화에서 “남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중뿔나게 끼여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며 “우리가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고 끼여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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