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트럼프, 문 대통령 통해 김정은 생일 덕담 전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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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9호 08면

정의용. [뉴시스]

정의용. [뉴시스]

정의용(사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생일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정 실장은 2박 3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이날 귀국하며 이런 내용을 전했다. 정 실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한·미·일 고위급 안보 협의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했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예정에 없던 면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만남이었다.

김 위원장 생일 날 트럼프 만나 #“적절한 방법으로 북에 메시지 전달” #다음주 한·미 방위비 담판 재개 #해리스 미대사 “낙관적으로 생각”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문 대통령에게 각별한 안부 말씀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침 만난 날(8일)이 김 위원장 생일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기억하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생일에 대해 덕담을 하면서 그 메시지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꼭 좀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제가 알기론 어제 적절한 방법으로 북측에 그런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가 발간한 ‘북한 주요 인물 정보’에는 김 위원장 출생일을 1984년 1월 8일로 표기하면서 82년생 또는 83년생이란 설도 있다고 덧붙였다. 84년생이 맞다면 지난 8일 김 위원장은 36번째 생일을 맞은 셈이다.

정 실장은 또 “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씀을 전달했다”며 “중동 문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의 말씀도 드렸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문제 관련 리더십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14~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올해 첫 담판에 나선다. 앞서 한·미 협상팀은 지난해 9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과 워싱턴DC·호놀룰루를 오가며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미국은 ‘준비 태세’ 항목 신설을 통한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기존 SMA 틀 안에서 인건비·군사건설비·군수지원비 항목을 중심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미측은 SMA 항목을 늘려서 한국이 주한미군 순환 배치 비용과 역외 훈련에 드는 비용까지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 미국산 무기 구매를 늘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동맹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은 처음 제시한 지난해 분담금(1조389억원)의 다섯 배가 넘는 50억 달러(약 5조9000억원)에서는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도 지난 7일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며 “드하트 대표는 현재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9일 “다섯 차례 협의를 통해 상대방 입장에 대한 이해의 폭이 상당히 깊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폭 인상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 정부와 미국 측 의견 차가 이번 담판을 통해 좁혀질 수 있을지는 협상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성민·위문희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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