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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리 “여객기 이란 미사일 피격” 이란 “증거 내놔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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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현장.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현장. [AP=연합뉴스]

이란 정부는 9일(현지시간) 테헤란 인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피격됐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이란을 겨냥한 심리전에 불과하다”면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알리 라비에이 대변인은 여객기 피격설을 반박하면서 “이번 사고로 자국민이 희생된 나라들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락 사고로 희생된 탑승객이 속한 모든 나라는 (조사에 참여할) 전문가를 (이란에) 파견할 수 있다”며 “사고 여객기 제조사인 보잉 역시 블랙박스 조사 과정에 참여할 대표를 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란 외교부 압바스 무사위 대변인 역시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비극적인 사고로 국민을 잃은 나라들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특히 무사위 대변인은 “캐나다 총리 뿐 아니라 이번 사고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모든 정부에 요청한다”며 “소지하고 있는 정보를 이란의 사고조사위에 넘겨달라”고도 말했다.

이란 정부의 이같은 반응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주장한 이후 니왔다. 트뤼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자체 조사와 동맹국 정보기관 등 복수의 정보원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며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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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위성 자료 분석 결과 여객기가 비행 중일 때 지대공 미사일 두 기가 열 감지에 포착됐고 이후 여객기 부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에 여객기가 격추되는 듯한 19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CNN 방송 역시 정보사항에 정통한 당국자를 인용해 여객기가 이란의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SA-15) 두 발에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오전 6시 12분 테헤란에서 출발해 우크라이나로 향하던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륙 3분 만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76명 전원이 모두 숨졌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힌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 82명, 캐나다 63명, 우크라이나 11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영국과 독일 각 3명이다.

한편 이란은 당초 이 여객기가 엔진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추락했다는 초기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고 현장에서 회수한 블랙박스 2개를 미국 측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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