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분열은 제 책임” 당원들과 직접 소통 나선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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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8일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요약하면 그간 도와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데 대한 송구함 그리고 앞으로의 각오다. 정계 복귀 의사를 밝힌 지 6일 만이다.

측근 “당 복귀와 무관” 선 그어 #손학규 대표 거취가 최대 변수

안 전 의원은 “1년여의 해외활동 속에서 제 삶과 지난 6년간의 정치 여정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국민들과 당원동지 여러분께서 과분한 사랑과 큰 기대를 보내주셨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추진했던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도 제 책임”이라며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 역사의 물줄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려는 순수한 의도였지만 과정에서 설득이 부족했고 결과는 왜곡되고 말았다. 이 역시 모두 제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했다.

안 전 의원은 정치를 관둘 생각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치가 아니더라도 어디선가는 귀하게 쓰일 수 있다고 믿고 열심히 세계의 많은 전문가들을 만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계 입문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의 진심과 선의 그리고 초심은 지금도 변치 않았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심과 선의로 호소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다시 희망을 가지려면 먼저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며 “국가 대개조를 위한 인식의 대전환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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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의원의 당원과의 소통을 두고 안철수계 한 의원은 “당 복귀와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 재개를 알렸으니 당원들에게도 말하는 게 예의”라고 했다. 복귀의 변수는 손학규 대표의 거취인 듯하다.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이) 요구하는 바를 최대한 들어주겠다”면서도 자신의 대표직 사퇴에 대해선 “안 전 의원이 돌아오면 대화를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가 물러난다면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해 재창당하는 수순을 거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트랙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인 듯하다.

이런 가운데 호남을 기반으로 한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3당 통합 논의가 있다. 대안신당의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은 의원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대전제엔 3당 모두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를 향해선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고 기대고 있다. 안 전 의원이 합류한다면 ‘국민의당 시즌 2’가 될 것이다. 정치권에선 그러나 안 전 대표가 다시 그 길로 갈 가능성을 낮게 본다.

정진우·정혜정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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