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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황교안 소통 안해본 듯”…‘과거 보좌관’ 유시민 알릴레오 출연

중앙일보

입력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캡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캡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실정치 원조 멘토’다. 둘이 맺은 정치 인연도 올해로 32년이나 됐다. 유 이사장이 1988년 제13대 국회 때 초선 의원이 된 이해찬 당시 평화민주당 의원 보좌관으로 2년 여 일했고, 2006년 노무현 정부 때는 국무총리(이해찬)와 보건복지부 장관(유시민)으로 내각에 함께 몸담은 시기도 있다.

유 이사장은 이 대표가 2007년 펴낸 『청양 이면장댁 셋째 아들』에 실은 글에서 “나는 그에게서 현실정치와 입법의 원리를 배웠다”며 “이해찬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사무사(思無邪)의 정치인’”이라고 평했다. 개인적인 이익을 좇거나 간사한 언행을 하지 않는 정치인이란 뜻에서다.

그런 이 대표가 3일 유 이사장과 인터뷰를 나눴다. 노무현재단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서다.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소통하는 생활을 잘 안 해보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황 대표와의 대화 시도에 대해 “몇 번 얘기하자고 해도 (황 대표가) 알았다고 해놓고 다음부터는 연락이 없다. 조금 있으면 장외집회하고, 삭발하고, 단식을 해서 (대화를) 할 수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9월 4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 노무현시민센터 건립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이해찬 더불어민당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4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 노무현시민센터 건립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이해찬 더불어민당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원내 정치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민주당이 한국당을 제외한 군소 정당과 ‘4+1 협의체’를 꾸려 패스트트랙 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선 “(한국당과) 협상하려고 몇 번 시도를 했지만 전혀 대화가 안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당이 국회의장석을 점거하는 등 물리력을 행사해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표결·상정을 저지하려 한 것에 대해선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법안 통과를) 물리적으로 못 막는다. (선진화법은) 그 사람들이 다수일 때 시행된 것인데, 대책 없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에 나선 데 대해선 “해서도 안되고 희망사항이며 현실적으로 실제 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보수 진영이 이번 4월 총선 때까지 탄핵 국면을 벗어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인재 영입도 이상한 사람을 하고 좌파독재니 헌법수호니 용어도 굉장히 거칠다. 기준점을 잃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한국당이 ‘공관병 갑질’ 논란이 있었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을 영입하려다 논란을 빚은 일 등을 꼬집은 것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동안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항의하다 제지당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동안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항의하다 제지당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날 인터뷰에선 민주당이 그리는 21대 총선 공약의 청사진도 일부 제시했다. 청년주거정책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청년 쪽이 (총선 공약의) 큰 역점 중 하나인데 2가지 방식이다. 하나는 임대주택을 건립해 빌려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청년이 대출받은 금액의 이자를 대납해 반 이하로 낮춰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나서 청년의 전세대출 이자를 일정 부분을 떠안아 집값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21대 총선 목표를 묻는 질문엔 ‘다다익선’이라는 사자성어로 답을 갈음했다. 이 대표는 “원내 제1당은 당연히 해야 하고 한국당과 현재 20석 이상 차이가 나는데 더 벌려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총선에 선거판을 흔들 수 있는 변수로는 남북관계·미세먼지·야권 합종연횡을 꼽았는데, 특히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선 “대책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서울 종로, 광진을 등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지역에 대해선 전략공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경선(을 거쳐) 나갈 사람으로는 (당선)될 가능성이 없는 곳이지만 영입을 해서 바꿀 수 있는 곳을 전략지구로 할 것”이라며 “야당 후보가 강하거나 (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을 (전략공천)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당에서 불출마를 할 현역 의원 규모에 대해선 “비례대표를 포함해서 20명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1호인 최혜영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왼쪽)과 2호인 원종건 씨.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1호인 최혜영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왼쪽)과 2호인 원종건 씨. [중앙포토]

이번 총선에 데뷔할 영입 인재와 관련해선 “경제·안보·문화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분들로 앞으로 10명 정도 발표할 것”이라면서도 그 면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지금까지 총 3명의 영입 인재를 발표했다. 발레리나를 꿈꿨던 여성 장애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를 시작으로 27살의 남성 원종건씨, 4성 장군 출신의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등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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