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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이 KBS 연기대상 시상식엔 왜? 현금 협찬 대가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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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KBS 연기대상' 행사에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 KBS]

연말 'KBS 연기대상' 행사에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 KBS]

지난달 31일 KBS 연기대상에 시상자로 참여했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현금 협찬’ 대가로 출연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장관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9 KBS 연기대상’ 의 K드라마 한류스타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김명수ㆍ김세정 배우에게 상을 수여했다.

박 장관의 출연은 주로 전년도 수상자나 방송국 간부가 시상자로 무대에 서는 연말 시상식 관례에 비춰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1일 KBS 인터넷 사내 게시판에는 “장관이 시상자로 나온 이유가 궁금해요”란 글이 올라왔고, 2일 담당부서 직원이 “박영선 장관이 시상자로 나온 이유는 부족한 제작비 충당 등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연기대상에 현금 협찬을 해서 출연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이해 바랍니다”라는 해명 글을 올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연기대상 프로그램에 현금 협찬을 해서 그 대가로 장관이 출연했다는 것이다.

KBS 사내 전자 게시판에 올라온 'KBS 연기대상' 담당자의 글. [사진 KBS공영노조]

KBS 사내 전자 게시판에 올라온 'KBS 연기대상' 담당자의 글. [사진 KBS공영노조]

이날 박 장관은 시상식 무대에 올라 “작은 것을 연결하는 강한 힘,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일하고 있는 박영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 세계 곳곳에 가보면 한국 드라마를 사랑하는 수많은 한류 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K-POP, K-드라마라는 이름만으로도 믿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9월에는 대한민국의 경쟁력 있는 중소브랜드 제품에 해외 마케팅에 날개를 달아드리기 위해서 국가 대표 공동브랜드 ‘브랜드K’를 문재인 대통령 태국 순방을 계기로 출범했다”면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주요 사업인 ‘브랜드K’ 홍보를 펼쳤다.

KBS공영노조는 2일 성명서를 내고 “시상식에 금품을 받은 대가로 장관을 출연시킨 것은 김영란 법을 포함한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가”라며 “감사실은 즉각 감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또 “그동안 문재인 정권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온 것도 돈을 받은 대가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KBS 사내 게시판에서 해당 글은 삭제됐다. 또 중소벤처기업부는 “연기대상에 현금 협찬을 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브랜드K’ 홍보 방안의 하나로 지난달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KBS 가요대축제’를 후원했고, ‘브랜드K’ 다큐멘터리를 KBS와 함께 제작하기로 하고 논의 중이었을 뿐”이라며 “KBS가 박 장관의 연기대상 출연을 요청해 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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