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당국은 "8천여 폐연료봉에 대한 재처리를 완료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과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재처리 징후가 포착되지 않은 데다 일부 외신에서 보도한 대로 영변 핵단지 외에 '제2의 재처리 시설'이 있으면 그 곳으로 폐연료봉을 이동해야 하는데 그런 징후는 없었다는 것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 지역의 움직임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정보 당국은 영변의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지난 4월 30일과 5월 1일 등 몇차례에 걸쳐 연기가 포착된 것으로 미뤄 일부 재처리를 했을 수는 있으나 8천여개를 모두 재처리하진 못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 중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계속 나오게 될 폐연료봉들도 때가 되면 지체없이 재처리하게 될 것"이라는 대목도 신뢰하지 않고 있다.
정보 관계자는 "올 들어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3~4번 연기가 관측됐다"면서 "북한이 이 원자로를 계속 가동할 경우 날마다 연기가 관측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8천여 폐연료봉(50t)을 모두 재처리할 경우 순도 94~98%의 플루토늄 28~35㎏을 생산할 수 있다. 과거에는 플루토늄 7kg으로 핵탄두 1개를 만들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기술이 상향돼 5kg이면 가능하다.
따라서 북한 주장대로 재처리를 모두 끝냈다면 핵탄 4~7개를 만들 수 있다. 북한은 현재 핵탄두 1~3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인 플루토늄 10~12㎏을 이미 보유하고 있어 새로 추출한 플루토늄을 더하면 5~9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철희 기자ch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