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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기 두대 한꺼번에 띄운 美…성탄절 동창리는 조용하다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크리스마스 도발' 가능성을 예고했던 북한이 24일까진 일단 잠잠하다. 이달 하순 개최 예정인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개최 소식도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21일 중앙군사위원회 확대 회의만 개최했다. '폭풍 전야'일까, '속도 조절'일까. 아니면 '도발 연기'일까.

북, 이달초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다가와 #후견국 중국과 러시아 대북제재 해제 노력 #도발 일정 정했더라도 막가파 도발 명분 줄어 #도발 가능성 남아 있어 한미 정보당국 촉각

미국 CNN은 23일(현지시간) 북한 지도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인공위성 발사, 핵실험과 같은 군사 도발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대신 워싱턴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핵무기 보유국 지위 강화 등 대미 강경 노선으로의 전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날까지 북한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나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항행경보 통보도 하지 않았다. 통상 3일 전에는 했다. 물론 항행경보 통보 없이 발사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보편적인 '우주의 평화적 이용권'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북한으로선 굳이 통보를 건너뛸 이유가 없다.

또 군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의 움직임은 활발하지만 대부분 동계훈련 관련 움직임일 뿐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등 핵심 시설에서 뚜렷한 도발 징후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도 이날 "지난 13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연소실험 이후 군사적 도발을 단정할만한 징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기 3차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기 3차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런 소강상태와 관련,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소위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의 논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도발 시점을 조절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후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16일(현지시간) 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북한이 이를 무시하긴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23~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도 변수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24일까지 중국 주최로 3국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데 북한이 도발할 경우 이 회담에 재를 뿌릴 수 있어 북한으로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곧 열릴 노동당 전원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도발 시기와 수위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5~31일 사이에 전원회의 개최 → 군사적 도발 단행 수순도 하나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단 얘기다.

북한은 이처럼 '침묵의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24일에도 통신감청 정찰기인 RC-135W(리벳 조인트)와 지상 감시 정찰기인 E-8C(조인트 스타스)를 한반도 상공에 보내 대북 감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무언가 진행중이면 나는 실망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후 일주일 넘게 침묵하고 있다.

정용수ㆍ이철재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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