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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블랙리스트' 화웨이 "韓 부품 13조 구매, 美 제쳤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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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카이 화웨이 대외협력·커뮤니케이션 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오찬회에서 한국 시장에서의 협력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쑹카이 화웨이 대외협력·커뮤니케이션 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오찬회에서 한국 시장에서의 협력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웨이가 올해 국내 기업에서 구매한 전자ㆍ통신장비 부품이 13조 원어치가 넘는다고 발표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한 D램ㆍ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삼성ㆍLG가 만드는 디스플레이 등을 스마트폰ㆍ태블릿 같은 각종 모바일 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화웨이 “우린 두 코끼리 사이 닭 신세”

20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은 “올해 한국에서 13조원 어치를 구매했다. 내년에는 한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늘려 구매액과 투자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화웨이의 한국 부품 구매액은 지난해(106억 달러ㆍ약 12조원)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화웨이 본사에서 글로벌 대외협력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쑹카이(영문명 칼 송) 사장도 참석했다. 그는 미ㆍ중 무역 분쟁과 관련, “화웨이가 두 코끼리(미ㆍ중) 사이 닭과 같다는 비유를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국가 보안을 이유로 (화웨이를) 제재하지만, 이는 추후 미국이 기술 패권을 잃을까 하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지 국가 보안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칼 송 사장은 “올해 화웨이가 한국에서 구매한 금액이 미국을 제치고 가장 많다”고도 했다. 화웨이가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 제한 대상(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과의 거래가 제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한국 이동통신업체와의 사업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LG유플러스의 기지국 약 1만8000곳에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가 들어가 있다. LG유플러스뿐 아니라 SK텔레콤, KT에도 5G 장비를 납품한다는 게 화웨이의 계획이다. 샤오윈 지사장은 “내년 하반기 서비스가 예상되는 28㎓ 대역, 5G 단독모드(SA·Stand Alone) 장비는 SK텔레콤과 KT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5G 장비 시장 공략 밝혀…SKT·KT 타깃

현재 5G 통신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상용화한 3.5㎓ 대역에서 화웨이의 통신 장비는 가격 대비 성능이, 미국에서 상용화한 28㎓ 커버리지에서는 삼성전자 장비의 성능이 각각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화웨이의 안방인 중국에선 삼성의 5G 장비가 사용되지 않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5G 표준이 LTE 연동형(Non-Stand AloneㆍNSA)이기 때문이다. 샤오윈 지사장은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건 중국은 LTE망을 사용하지 않기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웨이 본사 소속인 칼 송 사장은 “영국 정부와 공동으로 소스코드까지 검사했지만, 중국 정부의 개입이 있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를 선택한 고객들에게는 그만큼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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