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윤석열에 불만…하명수사 의혹 특검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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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설훈 민주당 특위 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설훈 민주당 특위 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위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리 첩보 수사와 관련해 특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울산사건’으로 통칭되는 김 전 시장 비리 첩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고래고기 사건 등 3건을 특검을 통해 규명하자는 것이다.

통상 특검 주장은 야당의 전유물이었다. 검찰이 정권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믿음에서다. ‘조국 정국’ 이후엔 그러나 여권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찰과 공개적으로 충돌했고 이젠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방침까지 정했다. 이르면 20일 최고위에서 특검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대단히 이례적 행보다.

검찰공정수사촉구특위 위원장인 설훈 최고위원은 18일 특위 회의 후 “울산사건 등에 대해 특검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결정사항을 최고위에 건의해 당이 특검을 추진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자신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검찰이 그동안 공정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며 “최종적으로 최고위 논의과정이 남아있어서 결과를 봐야겠지만 (당론으로)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특위 내 ‘울산사건 특검 추진 소위’ 위원장인 송영길 의원도 “검찰은 (경찰의 울산사건 수사에 대한) 프레임을 하명 수사로 바꾸고, 열심히 수사한 경찰을 현재 기소한 상태기 때문에 특검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설 최고위원은 이날 검찰이 국무총리 비서실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시점이 아주 묘하다”며 “어제(17일) 정세균 총리 후보자 지명 발표가 있었고 오늘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오비이락이길 바란다”고 했다. 윤 총장의 수사 지휘엔 “(불만이) 대단히 많다”며 “(대검 차장을) 비공개적으로 만나고 난 뒤에 그 결과를 가지고 (윤석열) 총장을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철호 울산 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의 업무 일지에서 청와대 관련 내용이 나왔다는 보도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만 했다. 앞으로도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한 입장을 안 밝힐 것인지에 대해선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검찰발 기사가 실제 검찰에서 얘기한 내용인지, 기자들이 소설을 쓴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효성·윤성민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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